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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새롭게 해석되는 단어 ‘일상’
만장대

일상이 예술이 되다! 예술로 일상을 풍요롭게!

우리는 현대예술을 논하는 콘텐츠들에서 위와 같은 문구를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이 문구는 김해문화재단 홈페이지(www.ghcf.or.kr)에 들어가 면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일상은 예술이 될 수 있고, 예술은 우리 일상 속에 늘 함께하고 있으며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온기, 가까운 사람들과의 즐거운 모임, 휴일에 떠나는 여행... 최근 우리는 평범해서 기억조차 못할 하루하루의 시간들을 더욱 소망한다. 팬데믹과 이상기후를 경험하며 일상의 의미는 이제 점차 종전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감각과 언어로 각자의 세계를 만들고, 지구는 이 개체들의 세계로 겹겹이 둘러싸인다. 인간은 다른 종에 대한 이해 없이 종종 맹목적인 확신으로 세계를 왜곡하기도 한다.

2015~2017년까지 CBS에서 방영된 ZOO 또는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이미 지극히 인간 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세계에 대한 경고를 보여준 바 있다. 이 두 콘텐츠에서는 공통적으로 다른 종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 더 이상 참지 않고 반격하는 동물들, 최상위 포식자라고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만 다른 종의 공격에 취약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팬데믹을 맞이한 지금 우리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들어 온 것이다

코로나19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은 ‘비인간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팬데믹상황을 제외하고, 우리는 바이러스 또는 자연 즉, 비인간과 언택트(untact)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떻게 서로의 힘을 조절하고 함께 잘 살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주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장 인간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에서도 여러 비인간들 또는 소외계층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배제된 문화적 약자들에 대해 다뤄봄으로써 우리가 다루고 있었던 ‘일상 속의 예술’, ‘예술 과 함께하는 일상’의 방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결코 인간중심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회문화적 양상들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기계와 인간을 존재론적으로 같은 평면에 두고 얘기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더욱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라도 비인간의 존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우리의 일상을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새롭게 해석되는 일상의 의미와 그것에 대해 다루는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삶을 채워나가야 할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을 것이다

작성일. 2021. 0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