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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화기획 워크숍 <꿈꾸는 고도> 6개 프로그램 소개
시민들이 만드는 문화도시…<꿈꾸는 고도>

(재)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도시센터는 ‘2020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 사업’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시민이 활동 주체가 되는 대표적 프로그램인 ‘도시문화실험실’이 있다. 도시문화실험실은 시민이 주체가 되어 도시의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며 문화적인 실험을 하는 김해 시민들의 연구 모임이다.

김해문화도시센터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도시문화실험실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5월 김해를 원도심, 장유, 삼방, 대동, 진영·한림의 5곳으로 권역을 나누어 시민연구원을 모집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도시문화실험실이 시도하고 있는 세부 사업은 주민, 예술가, 커뮤니티, 행정 등 다양한 당사자들이 모여 권역의 현안과 이슈를 공유하는 ‘우리 동네 수다 실험실 <얘기하는 고도>’,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프로젝트인 ‘지역 기록 리서치 실험<기억하는 고도>’ 그리고 시민 누구나 워크숍을 통해 문화를 기획하고 실행해 보는 과정인 ‘도시문화기획 워크숍 <꿈꾸는 고도>’까지 총 3개다.

이번 지면에서는 도시문화기획 워크숍 <꿈꾸는 고도>를 통해 선보인 선정 프로그램 22개 중원도심 2개, 대동 1개, 장유 1개, 진영·한림 2개의 총 6개 프로그램을 간추렸다. 프로그램들은 김해의 잊혀 가고 소외되고 있는 것들을 재발견하는 과정으로 편성됐으며, 문화인으로서 김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동기가 됐다.

김해 역사 문화의 정체성을 찾아서

원도심 <‘김해내부지도’에서 찾은 로또!>

원도심 지구에서는 김해 역사적 중심지로서의 정체성과 사라지는 흔적들을 다시 발굴하고 기록하며 공유한다. <‘김해부내지도’에서 찾은 로또!>는 김해 원도심이 갖는 역사적 정체성이 응집된 장소를 19세기 옛 지도인 ‘김해부내지도’를 통해 확인 한다. 역사를 테마로 삼되, 그 과정에서 일상의 힐링을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목적지를 도장 찍듯 분주하게 다니는 여행은 이제 그만. 이 프로그램이 시민들에게 유독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기존의 답사나 스탬프 투어 형식이 아닌 참가자가 모든 것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의 투어였기 때문이다. 이는 추후 김해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향유할 김해 시민을 양성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 된다.

프로그램은 코로나19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지친 김해 시민들의 일상을 위로했으며, 김해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김해 역사 문화의 집결지인 원도심에서 과거 선조들이 걸어 온 그 길을 오늘의 우리가 걷고, 우리가 걷는 이 길을 또다시 누군가 걷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일깨웠으며, 이는 김해 시민의 정체성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원도심 <동네 답사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아카이브>

아카이브(Archive)가 절실한 시대다. 과거 김해읍성 안팎의 원도심 지역민들은 과거 부터 현재까지의 많은 것들을 기억으로 전승해 왔으며 사진, 종이 등의 기록물을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 추세에 따라 많은 기록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 지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기초 자료 발굴에 심각한 위기가 온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원도심의 문화적 가치가 빛을 발한다. 원도심 지역은 산업화가 비교적 늦다. 지역 특성상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원로들도 많다. <동네 답사와 함께하는 문화 유산 아카이브>는 아카이브 측면에서 봉황동, 서상동 일대 원도심의 가능성에 주목한 프로그램이다. 원도심 토박이 원로들로부터 지금은 사라진 길과 하천, 풍속이나 마을의 역사, 설화, 각종 제례와 당산나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채록해 지역 문화 원천 콘텐츠로 발굴·활용했다. 소장 기록물들은 책자(E-book 포함), 사진, 동영상 등으로 남겨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사회·문화적 현안을 위한 시민 자발적 실험들

장유 <장유계곡 난개발 ‘비움 사진전’>

장유 지역은 최근 10년 동안 신도시 건설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유 대청계곡이 난개발을 맞닥뜨리면서 계곡 내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 대청계곡은 김해 장유 신도시 내에 있는 계곡으로 여름철이면 지역민은 물론 인근 부산과 창원 등지에서 많은 인파가 찾는 대표적 관광지다. 이에 장유에서는 지역에 대한 세심한 이해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프로그램들을 구성했다. <장유계곡 난개발 ‘비움 사진전’>은 대청계곡의 훼손된 자연을 사진으로 담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개발을 모색한다. 사진 모니터링단은 지난 10월 대청계곡 상류에서 대청천 하류까지의 난개발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이후 대청계곡 누리길에서 야외 전시가 진행됐으며, 간담회를 통해 난개발에 대응할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 여부를 검토했다. 사진 모니터링단은 전시 자료를 직접 수집하며 자연 훼손의 실정을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전시를 펼치며 지역민들과 김해시에 난개발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대동 <대동 정구지 이야기 기록하기>

대동은 김해에서 정구지(부추)의 시배지로 유명하다. 이는 대동 주민들의 자부심이기도 한데, <대동 정구지 이야기 기록하기>는 이 사실을 더 알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대동 정구지에 얽힌 구전 설화, 정구지 농사로 생계를 이어 가고 있는 농부들의 이야기, 대동 주민들이 즐겨 먹는 정구지 요리 등을 조사하여 기록하고 남기고자 했다. 아카이빙을 위한 참여자는 대동 정구지를 사랑하고, 대동 정구지의 역사와 특징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대동 주민(30년 이상 대동 거주자)들로 구성됐다. 대동의 초정마을, 시례마을 부녀회의 추천으로 각 마을의 정구지 요리를 시연하고 촬영했으며, 정구지 관련 유튜브 계정도 만들어 홍보했다. 향후 정구지를 소재로 스토리텔링하여 캐릭터 제작, 고유 브랜드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지역 소통 창구가 되어 준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

진영·한림 <나도 작가! 생애 첫 시화전&자작시 낭송회>

지난 10월 31일(토) 진영역철도박물관 일대에서 김해 진영·한림 지역의 일상과 자연을 담은 시화전이 펼쳐졌다. 김해문화도시센터는 초등·중등·일반부를 대상으로 비대면 공모에 응모된 200여 편의 작품 중 심사를 통해 30여 편을 선정하고 캘리·실사·액자 시화로 전시했다. 선정작은 진영과 한림의 아름다운 일상과 자연을 알리고자 하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나도 작가! 생애 첫 시화전&자작시 낭송회>는 진영·한림 지역에 대한 소속감, 연대감, 애향심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더불어 지역 문화와 감수성의 결합으로, 지역민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지역 문화 예술 행사에 관심을 갖고 문화인으로서의 지역민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했다. 김해문화도시센터 도시 문화실험실 백미늠 시민연구원은 “진영·한림 내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작가로 도전하는 열정과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을 느끼게 하는 시가 많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진영·한림 <마을 이야기 수다 잔치>

진영과 한림은 최근 유입 인구가 급격히 늘어 지역민들의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공동체 개념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마을 꾸미기와 주민 간 소통을 통한 마을 문화 행사로 극복하고자 노력 중이다. <마을이야기 수다 잔치>는 그렇게 탄생했다. 김해는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어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마을 이야기 수다 잔치>는 그런 김해에서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역사를 찾아보며 마을 문화를 다시 형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민연구원들이 진영과 한림의 마을 10곳을 직접 취재하여 옛 생활 이야기와 역사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역에 대한 이해를 <마을 이야기 수다 잔치>를 통해 풀어냈다. 행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문화 형성을 강조하기보다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 문화를 만드는 기반을 형성한 데 의의가 있다. 또한 해당 마을 외에 참가를 원하는 타 마을 주민들까지도 함께 즐기어, 더 많은 사람에게 진영과 한림의 가치를 알릴 수 있었다.

글 이채린 에디터 작성일. 2020.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