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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문화도시포럼 <말하는 김해, 듣는 김해>
김해와 문화의 다양한 소통을 담아내다

김해가 문화도시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여서 이야기하는 연습을 반복하고 그 안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도시센터는 지난해부터 문화도시 조성을 위하여 소규모 라운드 테이블, 시민열림 포럼, 권역별 포럼, 100인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는 도시의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해 주제·주체별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공론화시키고자 김해문화도시 포럼 <말하는 김해, 듣는 김해>를 기획했다. 포럼은 지난 10월 20일(화)부터 11월 9일(월)까지 다섯 회에 걸쳐 진행됐다. 다양한 분야와 자리에서 문화 활동 중인 행정가, 수행자 등이 포럼이라는 문화적 소통 창구를 통해 그간 경험을 공유하고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동시에 예술계에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작금의 코로나19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1회차(10.20.) : 문화다양성이 실현되는 문화도시의 조건
주제 발제자: 장현성(장앤파트너스 그룹 대표), 강용상(통영 동네건축가),
토론자: 한경동(김해문화도시센터), 허정은(김해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 박은희(김해시의원), 신현승(김해시사회보장협의체 문화다양성분과장), 강미경(우리동네사람들 간사)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시행하는 문화 사업적인 개념이 아닌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도시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김해의 문화다양성 실태를 되짚어 보고 문화도시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요건과 김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았다. 김해는 외부 인구 유입과 외국인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지역적 특성이 있다. 그런데 시민들은 문화다양성 인식에 비해 외국인이나 소수 집단에 대한 실제 수용도에는 간극이 있음을 설문으로 파악된 바 있다. 참 여자들은 소수 집단과의 일상적 마주침과 긍정적인 경험 쌓기를 통해 그러한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발제자였던 장현성 대표는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해 김해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명했다. 특히 김해시가 전국에서 14번째, 영남에서 유일하게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한 만큼 문화다양성을 위한 시의 강한 의지와 정책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실행력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2회차(10.23.) : 김해문화공간, 힘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를 지키는 이유
발제자: 박진명(생각하는 바다 대표)
토론자: 장원재(문화 공간 PLP 대표), 박태남(생의한가운데 대표), 오지아(숨북숨북 대표), 이지현(음악이 주는 선물 대표)

김해에서 비상업적인 문화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자들이 모였다. 그들이 마주하는 현실과 고충, 문화 공간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지자체에서 문화 공간을 지원하는 방식은 보통 공모 사업을 통해 기획비나 인건비, 재료비 같은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사업비의 지원이다. 하지만 그보다 임대료와 전기세 같은 공간 운영비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생활 문화 정책 확대에 따라 공공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이 민간의 공간과 경쟁하게 되는 현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서로의 역할을 다르게 설정하고 민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활동에 공공의 영역에서 지원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마을과 동네 가까이에 있는 커뮤니티, 살롱과 같은 공간이 생활 문화의 거점이 되고, 이러한 공간이 곳곳에 많아질수록 비로소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많아지며 지역 문화력의 척도가 된다. 작고 다채로운 문화 공간들이 잘 유지되고 새롭게 생성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어 일상에서 쉽게 누구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김해가 되길 기대하며 포럼을 마쳤다.

3회차(10.29.): 오프 더 레코드-중간지원조직의 연대(행정과 시민의 사이 언어를 번역하는 언어의 온도)
발제자: 김영숙(대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
토론자: 정예진(김해건강가족다문화가족지원센터 팀장), 방승원(김해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원), 조진녕(김해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 정성현(김해청소년문화의집 과장), 김대준(김해시 복지재단 정책연구팀 대리), 김승원(김해문화재단 경영기획팀 대리)

김해는 문화, 복지,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청소년, 다문화 등 다양한 분야별로 ‘중간 지원 조직’이 잘 갖추어진 도시다. 그들은 시민과 행정의 중간에서 행정의 언어와 시민의 언어를 번역하여 둘 사이의 온도 차를 줄이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포럼은 대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인 김영숙 발제자의 대구시 사례를 들으면서 시작했다. 또한 김해 중간 지원 조직의 현재와 미래, 연대의 필요성과 형태를 20~30대 중간 관리자들과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사업이 주민 주도 형태로 변했으나 행정의 성과주의와 주민의 무관심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 자체의 특이성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겪는 어려움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 영역의 사업으로 주민 주도력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성공적인 경험이 축적되고 있으며 기관 간의 연대 역시 잘되는 편이라 자평 했다. 앞으로 중간 지원 조직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무에 도움이 되는 중간 실무자 연대 구축의 필요성에 통감했다. 대구광역시의 중간 지원 조직간 연대 방안 중 하나인 ‘공동 학습’처럼 지역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거버넌스 학습이 하나의 방안으로 언급되었다.

4회차(11.03.): 문화도시에서 꿈꾸는 시민 힘은 어떤 참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
발제자: 이동욱(희망제작소 시민주권센터 선임연구원)
토론자: 이상화(시민연구원), 문경미(시민연구원), 신훈정(시민연구원), 김경남(시민연구원)

문화도시는 시민의 문화력 성장이 목적이다. 문화적 힘은 어떤 참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며 시민 참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4회차에는 문화도시 사업에 현재 참여하고 있는 책임·시민연구원들의 이야기로 시민 참여에 대한 개념과 의미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동욱 선임연구원은 시민이 참여해 설정한 의제와 그에 따른 결과물이 그저 그런 이유로 ‘시민 참여자의 절대 수’와 참여자가 ‘숙의’할 수 있는 시간, 참여자가 ‘숙의’에 활용할 ‘생각의 재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김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연구원들은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위해서 먼저 시민의 특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이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 ‘동원’이 아닌 진정한 ‘참여’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손’ 즉, 시민들이 문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시민 활동가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5회차(11.09.): 코로나19, 달라진 일상과 변화하는 문화예술,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발제자: 하장호(협동조합 고개엔마을 이사장/공유성북원탁회의 사무국장)
토론자: 남효진(레트로 봉황 대표), 강정아(이랑 대표), 허모영(오광대 사무국장), 김은숙(지역 활동가), 이권(문아트 컴퍼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고, 문화예술 활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책 환경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지역 예술인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먼저 하장호 발제자는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 분야의 지원에 관한 국내외 사례를 비교했다. 현재 한국 문화예술 정책의 문제점으로 문화예술 생태계 관점의 부재, 공모·지원 사업 중심의 창작 환경, 예술과 일상의 영역에 대한 정책적 관점의 부재, 문화 정책 거버넌스의 취약성을 꼽았다. 앞으로 지속되거나 또다시 마주하게 될 재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중심의 정책 수립과 창작 지원, 예술인 지원 정책의 다각화, 지역 중심의 새로운 문화 정책 환경의 조성, 생태계 관점에서의 정책 수립과 지속가능한 창작 환경, 창조적 도시 운영 전략으로서 문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자체의 거의 모든 공연과 전시, 강연등 예외 없이 취소되어 설 자리를 잃은 최악의 상황들을 회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인들은 사업 취소로 인해 공연비 등의 보조금을 받지 못해 생계의 위협을 받기까지 했다. 해외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예술인들의 생계를 위해 보조금의 일부를 지급한 사례가 있음을 지적하며, 우리나라의 예술 정책이 좀 더 세심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공연 문화(비대면)에 대해서는 온라인 공연·전시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관객과의 즉각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 관객이 없는 무대의 공허함 등을 한계점으로 짚었다.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포럼은 문화도시로서의 김해의 현 위치를 가늠해 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과 제언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 이었다. 특히 문화도시가 지녀야 할 문화다양성은 지자체의 강한 의지와 실효성 있는 정책, 공공과 민간의 연대 그리고 문화를 만들고 소비하는 모든 참여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제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도시 안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고 물리적, 심리적 제약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도시로 안착한 향후 김해의 모습이 기대된다. 포럼은 더 많은 시민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하여 영상으로 제작하여 김해문화 도시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글 조지혜 (재)김해문화재단 대외협력팀 작성일. 2020.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