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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문화다양성 지표개발 및 실태조사 토대로 정책 방향 설정
김해 문화다양성 실태와 앞으로의 과제

‘문화다양성’은 종족(민족)·인종·종교·계급·성·신분·장애·세대 등이 서로 달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다르다고 해서 서로 배척하지 않으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 본 내용은 김해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2018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36만 명, 그중 외국인 주민 수는 16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2%~4.6%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슬람 국적 민간인의 방문 증가 등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국적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또한 다양해지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 김해에 거주 중인 외국인은 2만 5천 명으로 김해 인구의 약 4.7%를 차지 하고 있으며, 타 도시 대비 외국인 수 비중이 높아 김해의 사회적 주요 담론 중 하나로 ‘문화다양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해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성(性)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 또한 오랫동안 갈등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 밖에도 경제적 격차, 정치·종교·세대 간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김해문화재단은 김해의 문화다양성 수준을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김해 문화다양성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김해 문화다양성 지표개발 및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전문가 회의(FGI)를 통해 김해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다양성 지표를 설계했으며, 이를 토대로 설문 문항을 개발하고 김해에 1년 이상 거주 중인 15세~79세 시민 420명을 대상으로 성, 연령, 지역에 따른 비례 할당 표본추출(Quota Sampling)을 진행했다. 해당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4.78%이다.

김해 특징

본 실태조사의 결과에서는 김해가 전국 및 인근 도시보다 인구 증가율이 높고 고령자 비율이 낮아 비교적 젊고 활기찬 도시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해에서 태어난 10~20대 연령층은 학업과 취업 등의 이유로 김해를 떠나고 있는 경향을 보이지만 인근 대도시와 밀접한 지역으로부터 30~40대 연령층은 유입되는 이른바 베드타운 및 에듀타운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김해 거주기간은 평균 18.3년으로 타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며, 김해에서 출생한 주민의 비율은 19%로 대부분 타 지역에서 출생하여 김해로 이주한 주민들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의 경제적 상황은 인근 도시인 부산보다는 높으나 전국 및 경남에 비해 낮은 편이며, 청년 고용률이 낮고 영세한 제조업체 중심의 산업 구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인데, 김해 거주 외국인의 경우 동 주변의 읍면 지역의 산업단지에서 주로 거주하면서 주말에는 동상동등 동 중심의 문화생활을 하는 특징을 보인다. 문화적 여건 특징을 살펴보면, 김해는 전국이나 경남 대비 문화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것으로 인식됐다.

김해 시민의 문화다양성 인식은 전반적으로 전국, 부산에 비해 높으나, 소수집단 수용도는 전국, 부산과 유사한 수준이다. 소수집단 인지와 접촉 및 관련 활동 경험은 장애인(41%)이 가장 높으며, 그다음이 외국인 근로자(18%)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는 부산 지역보다 외국인 근로자 접촉 경험이 높으며 특히 읍면 지역 거주자의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 이주민 접촉 경험이 더 많지만 관련 활동의 경우에는 타 지역보다 적은 편이었다. 즉 생활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접할 빈도는 높으나 그들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김해 지역 내 사회갈등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 시민들은 제시된 사회갈등 중 ‘지방차별’(응답자의 66%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으며, 뒤이어 세대 간 갈등(49%), 이주민에 의한 갈등(45%), 성별 불평등(40%)을 개선이 필요한 사회문제로 꼽았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의 경우, 비교적 긍정적이었으며 그들이 김해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30대 여성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지역에 가기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안전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접촉 경험은 읍면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았음에도 이들에 대한 수용도는 김해 내의 타 지역과 비교해 낮음을 알 수 있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정적 인식은 낮은 편이었으나 오히려 노인 세대가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남성의 경우 대체로 여성의 성 역할 인식에 대해 보수적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과거의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반적으로 소수집단 차별 및 사회갈등 현상의 개선 필요성이 모두 낮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김해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계층 간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다양성 민감도를 높임으로써 더욱 성숙한 시민사회로 나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김해 시민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기회를 제공하고, 계층 간의 적극적인 교류 프로그램 및 행사를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김해의 10~20대는 30~40대가 김해로 유입되면서 출생한 세대로 이전과는 다른 문화적 양상을 보인다. 10~20대는 양성 교육환경에 노출된 경험을 가지고 있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특정 소수집단(성 소수자, 난민 등) 수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즉, 10~20대는 기존 세대들과 다른 사고방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함과 동시에 세대 간 갈등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그들은 김해 사회가 젊은 연령층에게 그들의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할 만한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기성세대와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벽의 실체가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의 세대갈등을 줄일 수 있는 전략과 이들의 사회적 표현 기회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김해에서 태어난 경우 대부분 본인을 김해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김해의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입된 타 지역 사람들의 경우 거주기간이 10년 이상이 되어도 여전히 본인을 이주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장유 지역과 진영 지역 사람들은 본인을 김해 사람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 지역적 인식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한 다양한 계층이 존재 한다는 것은 김해가 향후 하나의 공동체로서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김해의 문화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노년층에서 ‘가야문화’만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반면, 연령이 낮아질수록 가야문화 이외의 다양한 문화를 강조해야 한다거나 가야문화와 문화다양성 모두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김해 입장에서는 문화다양성 도시로서 여러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조사 결과에 전문가 의견까지 취합해봤을 때, 현재 문화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김해의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이 많음에도 지역주민과의 상호 소통 및 교류 경험이 많지 않고 수용도도 높지 않은 것이다.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상호 유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문제는 김해가 가지고 있는 공간이슈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김해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즉 현재 김해는 지역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모자라며,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향후 문화도시로서의 발전을 저해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해는 이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실천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글 한경동 (재)김해문화재단 문화정책팀 작성일. 2020. 0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