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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무지개다리 사업 성과 공유회 <따로, 또 같이>
문화다양성을 위해 달려온 지난 1년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들

지역 내 문화다양성 가치 인식과 확산을 위해 진행된 2019 무지개다리 사업 <문화공존 김해; 다양성을 그리다>가 근 1년이라는 긴 마라톤을 끝냈다. 지난해 문화다양성 기반 구축과 발굴, 확산이라는 세 카테고리 안에서 총 11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해 문화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으는 포럼을 비롯해 음식, 음악 등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이주민과 선주민 또는 세대 간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 (재)김해문화재단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보태는 지역 활동가들의 참여와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9 무지개다리 사업

지역 내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다문화, 소수문화, 세대문화 등 다양한 문화 및 문화 주체들 간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내 이주민 단체, 문화단체 등과 지역사회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화다양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쉼 없이 내달렸던 지난 1년. 그간의 사업에 참여했던 기획자, 참여자, 수혜자들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에도 지속할 무지개다리 사업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며 지난 12월 15일(일) 올해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2019 무지개다리 사업 성과공유회 <따로, 또 같이>는 김해 문화다양성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통까페에서 진행됐다. 먼저 그동안 진행했던 모든사업을 기록한 영상을 시청하며 참여한 모든 관계자의 수고로움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이후 프로그램별 참여자들이 각 사업의 성과를 비롯하여 아쉬운 점, 개선할 점 등 사례를 발표하여 공유했으며, 김해에 1년 이상 거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해시 문화다양성 실태 조사의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해 시민은 김해의 문화다양성 인식 수준이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으며, 문화다양성이 김해시의 문화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전체의 78%를 차지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소수집단에 대한 수용도와 차별 개선에 대한 인식 부분 답변이 모두 낮은 점수로 평가돼 아쉬움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김해의 문화다양성 확산이라는 목표로 많은 조력자, 활동가들과 함께 한해를 달려왔고 이러한 아낌없는 지지와 참여에 힘입어 (재)김해문화재단이 2019 무지개다리 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 무지개다리 사업은 문화다양성과 실제 시민의 삶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다양한 세대와 집단 간의 이해도를 높여 포용성 있는 김해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다음 과제일 것이다. 문화 다양성이 우리 사회에 안착하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를 통해 언젠가 인종, 장애, 성,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김해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참여자 소감 공유

정승아 / 김해합성초등학교 선생님 – 어린이 문화다양성 <짝꿍>
김해합성초등학교에서는 올해로 4년째 어린이 문화다양성 <짝꿍>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4월부터 10월까지 합창 수업을 진행했는데, 프로그램 진행을 앞두고 합창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특히 한국말에 서툰 외국인 아이들이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려워 쉽게 포기하면 어떡하나 염려했지만, 공연 당일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래하는 친구들을 보고 그것 또한 나의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연을 마치고 사람들의 편견을 넘어선 아이들도 스스로 뿌듯해했고,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도 많은 감동을 하였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올 한 해 아이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양질의 문화경험을 지원할 수 있어 보람됐고, 앞으로도 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수 있는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지원됐으면 한다.

배한솔 / 행복발굴단 – 차이를 <두드림(DO. Dream.)>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청년, 청소년들의 경우 아직 집안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부모님과 예술을 꿈꾸는 학생들 사이의 소통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재)김해문화재단과 함께 차이를 <두드림(DO. Dream.)>이란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에 참여한 밴드 ‘후레시팡’의 보컬은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현재 문화예술 활동을 내려 놓고 대구에서 아버지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이런 친구들이 앞으로 자신의 꿈을 실천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소통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문화 예술을 꿈꾸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있다면 그런 친구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는 그런 어른분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이지현 / 음악이 주는 선물 – 문화다양성 <창작시 음악축제>
<창작시 음악축제>는 개인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처음 <창작시 음악축제>를 진행 하면서 시각장애인분들이 과연 이런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를 통해 너무나도 예쁘게 표현하셨고 행사를 통해 오히려 나 자신이 편견에 빠져있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시각장애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예술가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음악과 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황진솔 / 프로그램 참여자 – 소담한 음식으로 문화를 소통하는 <소소한 식탁>
상반기에 네팔, 하반기에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식당 체험에 참여했다. 김해에 살면서 동상동 거리에 올 일이 별로 없는데,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낯선 거리를 탐방할 수 있다는 점과 이국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만들기 체험을 통해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어떻게 만드는지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음식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들 이지만, 음식을 만들면서 친숙한 느낌이 들어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음을 체감했다. 또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식당 직원분들이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멀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인데 ‘아주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구나, 내가 이런 사람들이랑 같이 김해에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의 전환됐다. 앞으로도 이렇게 이주민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

이권 / 문아트컴퍼니 – 문화다양성 마을축제 <종로난장>
<종로난장>과 협력 사업으로 김해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빈티지 패션위크를 진행했다. 문화다양성 퍼레이드 참여자는 차별이라는 편견을 버리자는 의미로 모두 가면을 쓰고, 빈티지 패션위크 참여자는 다양성을 상징하는 다양한 구제 옷을 입고 함께 섞어진 형태로 기획이 이루어졌던 것이 좋은 성과들로 나타난 것 같다. 올해 <종로난장>에서 특별히 좋았던 것은 한복을 입고 비보이 댄스를 추고 어린이들이 나와서 가면을 쓰고 탈춤을 추는 한국적인 부분을 외국인분들에게 보여주며 서로 간의 문화 소통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외국인들이 더욱 더 참여 가능한 다양한 기회를 통해 서로 어우러질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한다.

허정은 / 김해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 – 문화다양성&도시재생 <잇다>
김해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동상동, 부원동, 회현동 3개동을 기반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동상동, 부원동은 문화다양성 기반의 도시재생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엔 실무자들이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으나 무지개다리 사업과의 만남을 통해 “공간, 건축, 도시가 어떻게 차별과 차이를 없앨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상동, 부원동 지역의 경우 부원역을 시작으로 원도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계획들을 가지고 있는데, (재)김해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도시적·건축적·공간적으로 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종로길의 입면 파사드 사업, 다어울림광장, 청년몰, 다어울림센터 거점을 기반으로, 거주하는 주민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간 계획을 할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도시재생을 위해서 (재)김해문화재단과 함께 노력하겠다.

이윤재 /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말모이 – 문화다양성 서포터즈 <말모이>
<말모이> 서포터즈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문화다양성을 헤치는 차별 단어들을 찾아서 대체 단어 사용을 제안하는 활동집 제작이 있고, 두 번째는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담고 있는 행사나 축제를 직접 취재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활동이다. 7개월 남짓 기간 느낀 점은 단어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그 안에 사용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이를 용인하는 사회가 같이 있다는 점과 개인적으로 반성의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활동을 하면서 특정 단어가 왜 차별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 또한 보편적인 관점이 좋다고 생각 했는데 보편성을 정하는 주체는 누구며 그 기준은 어디서 어디까지인가, 보편적인 기준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이 생겼던 점이 개인적인 성과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소통의 중요성이다. <말모이> 서포터즈의 구성원은 연령·성별·직업 등 다른 점이 많아 단어에 대한 의견 차이가 상당했다. 하지만 이 활동을 통해 서로 의견을 듣고 공유·토론하면서 더 좋은 결론을 낼수 있었다. 이러한 <말모이> 경험을 바탕으로 연령이나 성별이나 배경 등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장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글 한경동 (재)김해문화재단 문화정책팀 작성일. 2019.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