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녹음이 짙어진 5월의 거리.
5월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까운 이들과의 만남과 외출이 잦다. 이달에서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 거닐기 좋은,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골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몇 년간 쇠락했던 동네가 어느덧 젊음을 상징하는 골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음이 선사하는 활기로 인해 발걸음까지 가벼워지는 이곳. 걸음걸음 오래 눈에 담아두고 싶은 곳, 봉황동 일대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지역 예술의 거점
봉황예술극장
주소 경남 김해시 가야의길 16
공연·대관 문의 010-8606-7121
이른바 ‘봉황대길’로 유명한 봉황동 일대가 지역 예술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문을 연 봉황예술극장은 경전철 봉황역에서 내리면 봉황동 초입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그마한 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린 사랑방을 자처한다.
내부는 작은 무대와 관객석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대면 공연은 제약이 따랐지만, 극장은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왔다. 봉황동 주민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입니다. ‘봉황대길’로 활성화되는 초입 단계에서부터 문화 예술인들이 연극과 음악 공연을 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하면서 마을 분들과 함께 꾸려나갔지요. 누가 공연자이고 누가 관람객인지 경계를 허무는 것이 봉황예술극장의 취지입니다.”
극장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활성화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어린이 연극 교실이 눈여겨볼 만하다. “매주 주말 어린 꿈나무들을 만납니다. 자발적으로 극장의 문을 두드린 친구들이라 무대를 마음껏 즐깁니다. 그래서 추후에는 정기 공연에도 출연을 시켜볼 수 있도록 추진해 보고자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이끌어 가는 봉황마을극단을 모집하여 지역 예술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봉황예술극장은 나비가 꽃을 쫓듯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이끌고 멈추게 만드는 곳이다. 작지만 친근하고 감동이 있는 우리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이곳의 정체성이다. 많은 관람객을 모으는 것보다, 한 명의 관람객이라도 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예술의 거점이 되는 것. 볕이 좋은 날, 봉황동을 거닐기로 했다면 봉황예술극장에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극장이 선사하는 흥을 만나 당신 안의 숨어있던 예술적 재능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치즈의 재발견
회현연가 김해치즈스토리
주소 경남 김해시 가야의길 20
영업시간 11:30 - 21: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14:00 - 17:00 브레이크타임 | 20:00 라스트 오더
문의 055-333-5333
봉황대길을 대표할 새로운 명소가 또 하나 문을 열었다. 회현연가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김해치즈스토리다. 치즈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정체성을 본 떠 삼각형의 치즈를 배열해 놓은 듯한 건물 모습이 눈에 띈다. 마치 따뜻하고 쭉 늘어나는 갓 나온 치즈의 모양새처럼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달에 문을 연 이곳은 치즈·피자 체험관, 치즈레스토랑, 치즈유가공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나 청년 셰프를 엄선하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이에 대한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도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나 김해 치즈는 슬로시티인 김해의 슬로푸드 특산품으로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식품이기도 해서 이번 치즈레스토랑의 운영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김해치즈스토리는 이달부터 시민들을 위해 치즈·피자 체험 코스를 운영한다. ‘김수로왕 코스’, ‘허황옥 코스’, ‘봉황대 코스’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각 코스별로 30분에서 최대 90분까지 운영되며 인원은 2인부터 단체는 25인 이상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한 옛 골목의 변신
봉황대길
최근 ‘신의 거리’라고 불렸던 점집골목에서 김해시를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로 부활한 이곳은 ‘봉황대길’이다. 봉황역에서부터 봉황대공원까지 약 800m 이어지는 일대를 일컫는데,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발걸음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봉황예술극장과 김해치즈스토리를 지나쳐 골목으로 들어서면 봉황대길이 시작된다. 골목 곳곳에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식당과 카페, 공방 등이 즐비하다. 이따금씩 보이는 점집도 방문객의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요소다. 봉황대길이 다른 거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과거 역사와 현재의 트렌드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봉황대길 담장은 가야시대 유물을 시작으로 과거 정미소 모습, 인근 봉황대 매화와 진영 단감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담장을 배경으로 젊음이 활성화된 거리는 마치 형광등을 켠 듯 환하고 밝다.
김해가 들려주는 역사의 속삭임과 함께 젊음의 활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봉황 대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