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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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백을 채우는 하루
찾아가는 문화 데이트

겨울의 절정을 지나 봄을 여는 2월. 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따뜻한 실내를 찾게 되지만, 성큼 다가온 봄기운에 어디든 떠나고 싶기도 하다. 숨어들고 싶은 마음과 떠나고 싶은 마음, 그 사이의 여백을 채울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깊은 곳, 나만의 공간
딥밀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로149번길 12
문의 010-7926-7724

회색 빛 공장 지대 가운데 숨어있는 새하얀 카페. 딥밀은 장유 부곡마을, 작은 공장들이 빼곡한 곳에 지난 2021년 8월 문을 열었다. 깊다는 뜻의 영어 단어 ‘딥(deep)’에 공장이라는 뜻의 ‘밀(mill)’이 더해진 가게 이름은 ‘깊은 곳에 있는 나만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지어졌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만큼, 독특하고 색다른 강점을 갖췄다. 순백색을 물들이는 감각적인 색채와 조명은 세련되면서도 과하지 않고, 곳곳의 초록 식물 등 머무르는 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요소가 녹아있다. 또한 요즘의 카페라면 으레 지니는 덕목인, 어느 곳에서도 사진이 잘 나오는 인테리어와 곳곳의 포토존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딥밀의 최대 강점은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료와 먹거리다. 이곳만의 시그니처 메뉴인 시금치 라떼, 도라지 라떼는 모두 유기농으로 재료를 직접 재배하고 가공해 만든다. 디저트와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가장 인기 있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물론이고, 모든 디저트를 이곳에서 직접 만든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브런치 메뉴 ‘잠봉뵈르’의 재료인 햄은 수비드해서 만들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그런 정성 덕에 재방문 고객이 제법 많이 생겨났다. 여러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데, 특히 주말이면 카페 인근의 지역 명소를 들렀다가 맛있는 음료와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이 제법 된다고 한다. 휴식과 충전이 필요할 때, 혹은 숨어들고 싶은 나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이곳을 찾아보자.

폐교에 꽃핀 복합문화공간
김해 지혜의바다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주촌면 서부로1541번길 8
문의 055-330-9800

최근 급격한 학생 수 감소와 학교 통폐합 등의 이유로 농어촌을 비롯한 지방 도시의 폐교 수가 증가하며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폐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상남도교육청은 폐교를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폐교인 주촌초등학교를 증축・리모델링하여 ‘김해 지혜의바다’를 탄생시켰다.
지상 3층, 총면적 3,449㎡의 규모로 지난 2019년 12월 개관한 김해 지혜의바다는 ‘복합 독서 문화예술 공간’을 표방한다. 도서관 설립 단계에서부터 유럽 선진 도서관들이 추진해온 도시 재생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설립 노하우, 이용자 친화적인 공간 활용 기법 등을 사전 조사해 공간 곳곳에 녹여냈다. 그런 노력 덕분에 김해 지혜의바다는 정형화된 도서관의 틀을 깨고 놀 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융합하고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다.
도서관에는 5만여 권의 기증도서를 포함한 약 12만 권의 소장도서가 각 층마다 비치되어 있다. 먼저 지혜동 1층은 필로티 구조의 체육관 주차장이라는 공간 특성을 살려 계단 구조의 어린이 공연공간을 비롯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서가와 독서공간을 만들었다. 2층은 메인공간으로, 높이 10m 이상의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가족, 연인, 친구 등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문학, 독서, 웹툰, 사회도서 및 생활 관련 도서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지혜마루’에서는 클래식, 재즈, 밴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인문학 강연이 월 3회 이상 펼쳐 진다. 마지막으로 3층은 테라스 형태의 열람전용공간인 ‘리딩존’으로, 총류, 종교,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관련 도서들이 비치되어 있다. 독서 마니아들이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개별 열람공간이 있다. 그 밖에도 카페테리아, 독서 데크 마당, 가족 독서 캠핑장, 지혜 텃밭 등이 있어 그야말로 독서와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단순히 공부하거나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 로 들러보길 권한다.

마음에 닿는 향기
카모조이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주촌면 천곡로7번길 9, 3층
문의 010-7571-0732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마스크를 뚫고 갖가지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캔들・향수 공방 카모조이는 지난 2021년 11월 말 문을 연 신생공방으로, 주촌 신도시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서김해IC와 가까운 입지 덕에 창원, 부산,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서도 방문하는 곳이다.
조향 전문가이자 자녀를 키우는 엄마인 두 친구가 의기투합해 만든 아담한 공방에는 각종 아로마 오일, 향수 원료 등으로 빼곡하다. 이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원료만 300여 가지에 달하며, 건강과 안전에 민감한 이들을 위해 천연 오일도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꽃시장에서 직접 공수해 온 생화를 활용해 각종 부재료로 사용할 만큼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카모조이에는 다양한 수업도 마련되어 있다. 캔들이나 석고 방향제, 디퓨저를 비롯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명품 브랜드 향수 만들기,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 만들기 등의 코스가 있으며 어린이부터 성인, 원데이클래스나 취미부터 자격증반까지 다양한 연령과 대상에 맞춤해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그중 독특한 체험을 꼽으라면, 단연 ‘감정 향수 만들기’다. 감정 향수 만들기는 식물의 향과 약효를 활용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향기요법인 아로마테라피의 일종이다. 수업에서는 각 감정을 상징하는 에센셜 오일을 맡으며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파악하고 현재의 심리 상태에 맞춤한 향수를 제작하게 된다. 향을 매개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 최근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수 업이기도 하다. 또한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인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하면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모든 클래스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며, 금액은 1인 3만원부터 8만원까지 종류와 용량에 따라 다양하다. 수업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은 포털사이트 검색 또는 전화로 가능하다. 마음에 닿는 나만의 향기를 만들거나 특별한 추억을 향기로 간직하는 건 어떨까.

작성일. 2022. 0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