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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나맘’
우리 아이와 떠나는 마음 나들이

아이들은 어리기 때문에 언제든지 길을 잃을 수 있어요. 그럴 때일수록 ‘이렇게 해야 해, 그건 하면 안 돼’라고 꾸중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또 아이들은 어리기 때문에 말로 타이를지라도 그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때가 있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예술을 훈육의 도구로 활용하기로 했어요. 아이들이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주소 김해시 대청로104번길 61 나맘센터(대청동)
운영 시간 평일 10:00~19:00
홈페이지 https://namamcenter.imweb.me/
SNS https://blog.naver.com/artbloomfield
문의 055-312-2996

아이들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

“뿌듯한 순간이라 하면 역시 나맘을 찾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실 때예요. 당시 8살이었던 아이가 공연을 보고 난 2년 후인 지금까지도 엄마에게 그때 공연 이야기를 한다는 소식이 특히 반가웠어요. 스토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상황이 괜찮아지고 공연을 하게 되면 우리 공연의 꼬마 스태프로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맘을 거쳐 간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기억을 주는 게 우리의 일이에요.” 나맘 아동가족심리연구소장이자 나맘 심리예술네트워크 대표인 김선영 씨가 말했다.

나맘은 ‘나의 마음’, ‘나와 엄마’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졌다. 이름 뜻을 닮은 ‘온 가족 마음자람 놀이터’라는 철학하에 2010년 아동가족심리연구소를 개소했다. 그로부터 7년 뒤 아트블룸필드 뮤직스튜디오의 허여 정 재즈 드러머와의 협업으로 문화예술협력팀을 구성, 2018년 아트블룸필드 뮤직스튜디오를 나맘에서 오픈하며 심리 치료와 예술 영역의 컬래버레이션 및 그 허브(Hub)가 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나맘 아동가족심리연구소의 심리 영역에서는 옥토 아동청소년심리상담연구소가 협업하여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나맘은 각 영역에서 서로 다른 기관과 협업하며 두 가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렇지만 두 분야라고 하여 둘을 철저히 구분한다면 나맘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충돌할 수 있다. 나맘 아동가족심리연구소는 10년 전 공간을 개관할 때부터 ‘예술 치료 전문 기관’의 기능을 설립 목적에 두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심리예술네트워크’가 형성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더라도 공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나맘은 변하지 않는 꿈을 꾸고 있다. 요약하여 말하자면, 심리 치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나맘은 예술을 그 도구로 선택했다. 8살 어린이가 나맘의 스토리 콘서트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예술의 힘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통하고 있다.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도 고민은 있고 위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에게 길을 제시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곳은 여태 거의 없었다. 나맘은 일찍이 이를 알고 있었다. 나맘이 주관해 온 여러 장르의 음악 치료 콘서트, 재즈 스토리 콘서트에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줄곧 붙어 온 이유다. 나맘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색다른 도전을 시도해 왔고,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성장 중이다.

누구에게나 개장된 마음자람 놀이터

나맘은 1층에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치료를 제공하는 아동가족 심리연구소(마음마루), 공연을 개최하며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아트블룸필드(햇살마루)와 카페(마실마루)가 있다. 2층에는 협업 기관인 옥토 아동청소년심리상담연구소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상담실을 비롯 아이들이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있는 음악놀이터, 아이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놀이할 수 있는 마음놀이터, 모래놀이 치료 공간으로 꾸며져 있는 모래놀이터 등이 있다. 모래놀이터는 분석심리학의 창안자인 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모래를 매체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3층에서는 주로 아트블룸필드 뮤직스튜디오의 음악 클래스가 진행된다. 아래층의 음악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제 마음대로 악기를 연주할 수 있었다면, 이곳에서는 전문적인 음악 교육이 이루어진다. 3층에서 음악을 배우고 2층을 연습실처럼 활용해도 좋을 테다. 또 3층에는 놀이터가 하나 더 있다. 미술놀이터다. 전시실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벽을 향해 점토를 던질 수 있고 벽면에 물감을 칠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미술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으며 벽면을 채우고 나면 끝으로 비치된 샤워기로 그림을 씻어 주면 된다. 나맘에서 아이들이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라 해도 무방하다.

아이들은 ‘치료’라는 단어로부터 ‘무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맘은 이런 아이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각 치료 방을 ‘놀이터’라 이름 붙였다. 치료에 대한 전문적인 고려 사항은 나맘과 이곳을 찾은 부모님들의 몫이라 판단했다. 아이들은 그저 놀이터에서 뛰놀며 건강한 자아를 형성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나맘은 아동 청소년 심리 치료에 특화되어 있더라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려 있다. 특히 아이의 부모를 떠올릴 때 주로 엄마를 떠올리는 점에 주목하여 ‘아빠들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라며 공간을 소개했다. 누구의 마음 하나 다치지 않도록 돕는 곳이다.

나맘은 아동가족심리연구소와 아트블룸필드 뮤직스튜디오를 각 영역에서 강화하되 서로의 특장점을 한데 모은 ‘따로 또 같이’ 프로그램 체제를 이어 가고 있다. 음악과 놀이를 활용한 심리 프로그램인 ‘마음자람 프로젝트’, 심리 전문 워크숍, 맞춤형 스토리 콘서트를 진행하며 경남지방경찰청 청소년선도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더불어 공연 기획 전문 기관인 머피, 게네랄 파우제, PM Music Hub, 나눌락, 살롱 드 가로수, SOM friends, 더 스페이스 레코딩 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문화 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재)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아트 체인지업’ 공모 사업에 선정돼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을 선보인다. 지금처럼 모두가 힘든 시기일수록, 또 지금이 아니더라도 마음 건강은 늘 중요하다. 나맘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으니 언제든지 아이 손잡고 소풍 떠나듯 찾아주시기를.

작성일. 2020.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