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바다에게
우리가 즐겁고 재미있게 지내던 학교가 사라지고 도서관이 생겨서 속상하고 슬펐어. 하지만 지혜의바다 도서관이 생겨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어. 지혜의바다 도서관이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면 좋겠어.”
- 주촌초등학교 1학년 장하빈 어린이
지난 2019년 2월 폐교된 주촌초등학교 자리에 도서관 ‘김해지혜의바다’가 생겼다. 김해지혜의바다의 복도 벽면은 오밀조밀 도서관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주촌초등학교 학생들의 편지로 가득하다. 학생들이 전해온 소망 덕분인지 이곳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해 시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햇살 같았던 학생들의 웃음을 그대로 녹여낸 행복이 담긴 공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주소 김해시 주촌면 서부로1541번길 8
운영시간 바다동 1층 09:00~18:00
바다동 2층, 3층 09:00~22:00
지혜동 09:00~18:00
※ 단, 지혜동은 각 공간 프로그램 운영별 상이
카페테리아 10:00~20:00
※ 연중 무휴 운영
※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휴관 (단, 일요일이 법정공휴일과 겹치면 휴관)
홈페이지 http://ghjhlib.gne.go.kr/
문의 055-330-9800
문화 오아시스를 꿈꾸는 ‘지혜의바다’의 두 번째 항해
하루 평균 방문객 5천 명, 마산에 위치한 지혜의바다 1호점이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마산지혜의바다는 구암중학교가 폐교한 뒤 남겨진 자리에 생겼다. 폐교지라는 특성상,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였기에 방문객 수에 대한 우려가 컸던 바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도서관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경남 지역 곳곳에 지혜의바다 건립 요청이 쇄도했다. 그래서 마련된 공간이 바로 지혜의바다 2호점, ‘김해지혜의바다’다. 김해지혜의바다는 경남교육청 소속 25개 도서관으로부터의 기증 도서 5만 권과 신간 도서 구매를 통해 현재 9만 7천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번에도 폐교를 활용한 것이다. 김해지혜의바다는 폐교된 주촌초등학교에서 도서관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며 2019년 12월 개관했다. 마산지혜의바다가 구도심 지역에 지어져 도시 재생 역할을 하고 있다면, 김해지혜의바다는 문화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공장 지대에 설립되면서 이곳에 문화적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주촌의 공장 지대에도서관을 지어 이곳을 문화적으로 더 윤택하게 만들고자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해지혜의바다는 개관하자마자 김해 시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입소문이 퍼졌으며, 또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주말이면 도서관 입구의 드넓은 주차장이 가득 차 그 모습이 꼭 자동차 판매장 같다고. 김해지혜의바다는 어린아이를 포함한 젊은 층은 물론, 다양한 연령 대로 구성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기존 도서관이 어린이실, 일반실, 디지털 자료실 등으로 철저히 공간 구분이 되었다면, 이곳은 각 공간이 제한 없이 개방되어 있어 모두가 한곳에서 함께 머무를 수 있다. 특히 오픈형 중앙 무대 지혜마루에서는 강연, 연극 등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도서관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더한다.
지혜의바다는 해당 공간이 세상 모든 지식의 바다를 헤엄치고, 광대한 지혜가 살아 숨 쉬는 문화의 바다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지녔다. 문화적 소외 지대에 든든한 활기를 전하는 김해지혜의바다의 꿈이 꼭 마음 넓은 바다를 닮았다.
새로운 독서·예술 문화를 이끄는 신개념 도서관
‘도서관에서는 정숙, 조용히’ 도서관에서 한 번쯤 보았을 안내 문구다. 하지만 이 틀을 깨는 곳이 바로 김해지혜의바다다. 이곳은 엄숙한 분위기의 전통 도서관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다. 책, 음악, 문화, 공연예술이 어우러진 복합독서문화공간이다. 독서를 할 때 정적인 환경보다 약간의 소음이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즉 ‘백색소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는 적당한 소음이 허락된다. 이 특성을 살려, 김해지혜의바다는 독서 공간에서도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도서관 곳곳을 다채로이 물들이고 있다.
김해지혜의바다 건물은 바다동과 지혜동으로 구분된다. 바다동 1층에는 동화 세계를 체험하는 프로그램 공간인 동화방, 창의력을 키우는 레고 놀이 공간인 레고방, 계단식 자유 독서 공간인 별빛마루·달빛마루 등 어린이 및 가족 단위를 위한 다양한 테마 공간이 마련돼있다. 2층에는 오픈형 강연·문화 공연 공간인 지혜마루와 배 모양의 긴 독서 테이블인 항해테이블, 벌집모양 다락형 독서 공간인 꿈다락방, 이외에 디지털존, 문학의방 등 도서관 이용자들의 다양한 독서 방식을 고려한 공간들이 펼쳐져 있다. 3층에는 테라스형 독서 공간인 리딩⁺존이 있다. 이곳은 공연과 독서가 어우러진, 일명 ‘북페라 하우스’로 꾸며진 도서관의 개방형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인기다. 지혜동에는 메이커 스페이스인 아이디어 팩토리, 김해 지역 중소기업 홍보 공간인 기업사랑방, 동아리방, 카페테리아 등이 있다. 이 건물이 더 재미있는 점은 학교 구조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여느 대형 서점과 다르지 않은 내부 공간들, 콘텐츠 그리고 건물 구조로 녹아든 주촌초등학교의 이야기까지. 김해 시민들이 김해지혜의바다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해지혜의바다는 인형극, 뮤지컬, 합창, 음악회 등의 공연 콘텐츠와 레고, 역사, 스피치, 공예, 핸드 메이드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 중이다. 김해지혜의바다의 목표는 도서관으로서의 의미에 그치지 않고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김해 시민들의 마음에 ‘머무를 때 행복하고 좋은 곳’, ‘또 오고 싶은 곳’과 같은 인상을 남기어 함께 소통하는 것. 앞으로도 마을 사랑방으로서 더 사랑받을 이곳의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