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극을 선명하게 그린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더 크루서블(The Crucible)’을 바탕으로 한 연극 <크루서블 도가니>가 김해문화의전당의 새해 첫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원작 희곡 ‘더 크루서블’은 1952년 발표되어 1953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고 같은 해 제7회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식스 카운티 세일럼 청교도 마을에서 발생한 ‘마녀사냥 재판’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청교도 이념이 지배하는 폐쇄적이고 금욕적인 개척 마을 세일럼. 그곳에서 패리스 목사가 흑인 하녀 티투바와 소녀들의 숲속 모임을 목격하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마녀사냥으로 번진다. 마을 주민들은 죽음을 피하려 거짓으로 다른 이웃을 고발하고, 주인공에비게일은 사랑하는 남자 존 프락터를 지키기 위해 그의 아내 엘리자벳을 마녀로 고발하기에 이른다.
이번 연극은 경남도립극단 최원석 연출의 각색으로 재탄생되어 지난해 11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첫선을 보인 뒤 관객 만족도 91.6%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약한 자부터 희생당하고, 가장 고결한 자마저 옭아매는 욕망의 소용돌이 속에서 던져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비추어 보기에도 손색없는 묵직한 메시지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