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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리스트 이신규, 김해문화의전당 <아침의음악회>의 1년을 돌아보다
김해의 아침, 음악과 당신이 있어 좋다

1년만의 인터뷰이다. 한 해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게 고작 2018년, 한 해만 지난 건가 싶다(웃음). 개인적으로 몇 번의 독주회, 그리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연주 활동을 했었다. 여전히 음악가로서 열심히 살고 있다. 물론 학생들과 음악 이야기를 꽃피우기도 하고 동료 아티스트들과 연주를 즐기고 있다. 음, 이런저런 많은 공연을 했었지만 2018년을 돌이켜보니 역시 새롭게 시작했던 김해문화의전당 <아침의 음악회 클래식&토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말씀처럼 지난 한 해 <아침의음악회>를 새롭게 맡아 진행해 오셨다. 1년간의 소감을 말씀해 달라.

우선 모든 일들이 기대 이상이었다! 이런 멋진 음악회를 마련해주신 ‘김해문화의전당’과 ‘굿모닝대홍병원’, 최고의 무대와 음향을 맡아주신 감독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무엇보다 음악회에 초대된 아티스트 분들이 엄청 열정적으로 준비해주셨다. 또 관객 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나로서는 매번 감격의 순간이었다!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지만 한 분 한 분 와주신 분들의 얼굴이라도, 성함이라도 기억하고 싶을 만큼(웃음). 클래식 음악회를 이토록 많이 찾아주시고, 함께 그 순간을 즐겨주신 관객 분들에게 정말 깊이 감동했었다.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매월 다른 아티스트들과 즐겁게 작업한 터라 힘든 것도 모르게 매 번 무대에 섰다.

지난 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관객과의 소통’을 기대했었다. 기대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는지 궁금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에피소드라, 왜 이렇게 생각나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웃음). 그중에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첫 연주 때부터 매달 음악회를 찾아주신 분들이 가장 먼저 기억난다. 아마도 김해에 거주하시는 분들이실 텐데, 매번 뵙다 보니까 어느 날부터는 무대에 들어가자마자 그분들이 관객석에 계신지 찾게 되더라. 그야말로 지원군들을 찾는 기분이었다. 그분들이 계시면 왠지 마음이 놓이고, 더욱 편안하게 연주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타지에서 오셨던 관객 분들이다. 공연 전날부터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오셨던 분들도 계셨는데, 그분들이 나에게 오셔서 ‘역시 오길 잘했다’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너무 감사해서 울컥 하더라. 그러고 보니 전부 관객 분들과의 추억인 것 같다. 그만큼 <아침의음악회>는 관객이 중요하다(웃음).

매월 김해에 오셔서 개인적으로 맛집들을 찾아다닌 걸로 안다. 김해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셨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맛집보다도 김해에서 가장 많이 놀란 것은 관객 분들이었다. <아침의음악회> 공연 중간에 관객 분들과 질의응답 시간이 있는데, 관객들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예에 무척 놀랐다. 때로는 치명적일만큼 멋진 질문들로 나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마저 당황 하기도 했었다. 연주가들이 자신의 음악적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항에서 김해문화의전당까지 가는 풍경이 좋았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김해의 하늘 냄새가 좋았다고 할까. 거기에 큰 매력을 느꼈다. 물론, 막국수와 뒷고기도 일품이었다(웃음).

2019년에도 <아침의음악회>가 계속된다. 올해는 어떤 무대로 만들어가고 싶은가.

‘여전히 솔직하게’, ‘여전히 가장 음악가처럼’, 그리고 ‘내면의 모습을 관객과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나에게 <아침의음악회>는 굉장히 특별한 무대이다. 이 무대를 통해 음악가들이 한 곡을 연주할 때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지 관객들과 나누고 공감하고 싶다. 악보와 악기 앞에 선 음악가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음 하나하나를 만들어 가는지, 혹은 어떤 상상이나 생각을 담아내려 하는지 알고 들으면 음악이 더 좋아질 거다. 물론 음악은 그냥 들어도 좋지 않나(웃음)?

올해도 <아침의음악회> 무대 위의 이신규를 기대하는 김해의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나는 기악음악을 전공한 비올리스트이다. 이 음악을 하면서 많은 꿈을 꾸었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음악 안에서 음악과 어울리는 수많은 이미지를 그려보았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힘이 클래식이라는 이 음악의 매력이다. 굳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클래식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깊이 있는 영감을 전달할 수 있다. 음악을 들었을 때, 그 순간 느껴지고 상상되는 힘 말이다. 그 힘은 때로는 관객 분들이 살아오며 겪어 왔던 경험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 시간, 그 공간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음악이 주는 에너지는 틀린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음악에서 얻은 것들을 올해도 관객 분들이 함께 얻어가길 바란다. 음악을 통해 내가 관객들에게 빠져든 것처럼 관객들도 무대를 통해 음악의 매력에 깊이 들어오셨으면 좋겠다. 함께 이 무대를 즐기실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준비하고 기다리겠다.


글 정주혁 에디터 / 사진 스톰프뮤직 작성일. 2019. 0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