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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대한 일곱 가지 예술적 해석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21년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
예술이 선사하는 치유의 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상황과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불안과 고독은 보통의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관람객이 없는 미술관은 상상할 수 없지만 초유의 팬데믹 상황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며 긴 시간 우리의 삶과 생사의 위기의식을 가중시키기고 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전례 없는 사회 문화적 위기상황에서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담아 낼 것인가’라는 물음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도약과 전환 기회로 삼고자, 친숙한 소재인 ‘달’을 주제로 자연친화적 치유의 예술을 선사하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주탐험이 가능해지면서 인류의 도달할 수 없는 꿈과 무한한 상상의 대상이었던 ‘달’은 이제 더 이상 그 풍부한 상징적 가치보다 탐험의 ‘목표 지점’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의 기준점으로 평면화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대상이자,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소재이며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달’을 작품의 주요모티브로 차용한 동시대 예술가 7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인간, 예술 그리고 달의 관계, 예술가들의 다양한 중의적 해석과 창의적 시도를 조명한다

분청사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옹기작업을 선보이는 이강효 작가는 불에 구워 나온 도자를 해체시키고 이를 다른 조각들과 이어붙이기를 한 ‘산수와 달’을 선보인다. 김영원 작가는 현실과 이상을 중력과 무중력에 빗대어 표현한 자신의 초기작품을 통해 현실의 벽에 좌절하는 나약한 인간이었던 과거의 자신을 고백하며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로한다. 최단미 작가는 그리움이라는 결핍의 정서를 달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치유한다.

수많은 시인과 작곡가, 화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던 달은 안규철 작가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했다. 그는 수십 개의 작은 거울에 반사된 빛으로 보름달의 모습을 재현한다. 전통도자를 제작하는 장인인 토하 연봉상은 전통 옹기제작 과정에서 받은 영감을 발전시켜 달과 우주를 상징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우주 행성 같기도 달의 표면 같기도 한 도자작품은 한 폭의 회화처럼 풍부한 색감을 품고 있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수많은 시인과 작곡가, 화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던 달은 안규철 작가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했다. 그는 수십 개의 작은 거울에 반사 된 빛으로 보름달의 모습을 재현한다. 전통도자를 제작하는 장인인 토하 연봉상은 전통 옹기제작 과정에서 받은 영감을 발전시켜 달과 우주를 상징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우주 행성 같기도 달의 표면 같기도 한 도자작품은 한 폭의 회화처럼 풍부한 색감을 품고 있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허강 작가는 달을 소재로 입체와 설치, 영상작업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빛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선으로 드로잉하자는 취지로 중국에서 독일까지 횡단한 ‘유라시아 달빛 드로잉’ 프로젝트 편집영상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설치미술가 한호는 천지창조에 관한 빛과 시간, 공간을 조직하여 인간의 삶과 기억, 꿈과 현실을 은유한다.

올해는 백자대호가 ‘백자 달항아리’라는 공식명칭으로 불린지 11년이 되는 해이다.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전반 조선시대 사기장의 손에서 탄생한 백자대호는 후대에 ‘달항아리’로 불리어지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처음 ‘달’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가 누구인지 밝혀진 바 없지만 추상화가 김환기(1913~1974) 화백과 미술학자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 중 하나라는 추측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각별한 달항아리 사랑은 그들이 남긴 작품과 글에서 여실이 드러난다. 사진가 구본창, 도자회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이승희 작가 역시 백자 달항아리의 미감을 재해석하고 사진과 평면 도자라는 매체로 특유의 미적가치를 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7명의 작가들 또한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 우주 혹은 달이라는 소재가 인공지능 시대로 급변하는 지금 현실에서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에 대한 답을 이 전시를 통해 찾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INFO
기간 2021. 3. 26.(금)~11.28.(일)
장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 전관
관람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김영원, 안규철, 연봉상, 이강효, 최단미, 한호, 허강
규모 조각, 설치, 도자, 한국화, 영상 등 170여 점
관람료 성인 2,000원 / 청소년 1,000원 / 어린이 500원
문의 055-340-7000

글. 김윤희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시기획팀장 작성일. 2021. 0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