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Slow city)’. 지역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자연 및 전통 문화를 유지하면서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국제적인 행복공동체 운동을 말한다. 성장보다는 성숙, 삶의 양 보다는 삶의 질, 삶의 속도와 경쟁보다는 삶의 깊이와 품위를 추구한다. 슬로시티에 서의 슬로는 속도가 아닌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해는 지난 2018년 동남권 도시 가운데 최초로 국제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오는 2023년 국제 슬로시티 재인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해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쁜 현대인들이 일상 속 쉼을 영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 중심의 과속사회에서 느리고 행복한 슬로시티를 지향하는 김해시는 올해 3대 분야 17개 세부실천과제를 정해 김해시민이 중심이 되는 슬로시티 운동을 활기 차게 펼친다는 각오다. 김해 명소 온라인 인증, 체험수기 공모, 체험 걷기 등 다채로운 사업을 꾸리고 있는 가운데, 김해를 대표하는 슬로푸드의 행보를 살펴봤다.
김해의 쉼을 담은 슬로푸드를 만나다
수로왕릉을 중심으로 2000년 가야역사와 문화, 국내 최대 하천형습지 화포천, 봉하생태공원, 분청사기, 장군차, 진영단감, 산딸기 등 김해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 있는 자원들이 가득하다. 슬로시티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슬로푸드(전통음식), 전통산업, 자연환경 생태 보전, 공동체 복원 등 네 가지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국제 슬로시티 가입 효과를 더하기 위해 슬로시티 특산품 지정 통한 지역 관광상품 활용에 나선다. 김해의 슬로푸드는 생강미인과 장군차가 그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이외 올해 4개의 특산물이 슬로푸드로 추가 지정된다. 김해치즈, 요구르트, 단감빵, 산딸기 와인이 그 주인공이다.
김해 치즈와 요구르트는 국내 최초로 토종균을 활용하여 마을공동체협동조합인 회연연가에서 생산 판매한다. 특히 치즈는 김해 특산물인 장군차와 산딸기와인으로 천연발효 유산균을 배양해 개발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재배 역사가 100년에 이르는 위상을 자랑하는 지역 특산물 단감을 이용해 생산하는 단감빵도 주목할 만하다. 김해시는 국내 단감 시배지로서 단감빵을 통해 진영 단감의 명성은 물론 특산물로서의 위상도 이어간다는 전망이다. 산딸기와인은 신어산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국내 최초 친환경 인증을 받은 산딸기를 재료로 만든 김해시 대표 관광 상품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방치된 터널을 산딸기 와인터널로 조성하여 지역 특산물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관광 활성화를 도모했다.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 김해의 슬로푸드
이러한 슬로푸드는 마을공동체 생산, 지역성, 전통성, 친환경이라 국제 슬로시티 다운 면모를 보여 준다.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챙긴다. 현재 국내 유가공 산업은 전량 외국에서 수입한 냉동균을 사용해 발효유와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2000년 가야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김해에서 개발된 유산균은 김해만의 차별화 된 토종균으로써 그 상징성과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유가공 시장에서 국내 균주 산업의 가능성도 열어두게 됐다. 회현연가협동조합은 해당 토종균주를 활용해 치즈와 요구르트 생산, 치즈·피자 체험, 치즈스쿨, 레스토랑 운영 등 지속적으로 지역 중심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한다.
김해시는 오는 2023년 국제 슬로시티 재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에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특산물 추가 지정에 이어 전통, 문화, 예술, 환경 자원을 널리 알리고 명품 도시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국제 슬로시티 재인증에 한 발짝 더 다가서간 김해,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