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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클래식 트랜드
클래식, 새로운 변화에 눈을 뜨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시행 1년을 맞은 2017년, 기업 후원에 의지하는 해외 악단 초청과 국내 오페라 제작은 힘겨웠다. 통상적으로 빈체로·크레디아등의 대형 공연 기획사와 민간 오페라단은 1-2년 전 미리 해외 공연단체·공연장과 각각 수입·대관 계약을 맺은 이후, 공연 전까지 기업 후원사를 물색하면서 공연을 제작해왔다. 통상적으로 후원 금액의 30~50퍼센트를 기업에 티켓으로 제공하면서 타이틀-메인-서브 스폰서십으로 제작비를 충당해온 구조가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흔들리게 됐다. 기업은 김영란법을 근거로 오케스트라-오페라 공연 후원에서 멀어졌고 2018년 대형 공연 제작은 심리적으로 위축됐고, 양적으로도 감소 경향을 보인다.

2017, 해외 저명 연주가들의 방한…스타 음악가들의 세대교체

쾰른 필, 런던 심포니,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스트라스부르 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필, 바이에른 슈타츠오케스트라, 체코 필,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라티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베를린 필, 모스크바 필, 빈 심포니,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내한했다. 대편성 체임버 악단으로는 로열 노던 신포니아, 카메라타 잘츠부르크가 한국을 찾았다. 대구 콘서트하우스는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와 함께 오케스트라 발전을 위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서울시향은 진은숙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아시아 초연했고 티에리 피셔·마르큐스 슈텐츠를 쌍두마차로 새로운 예술적 리더십을 복원하고자 했다. KBS교향악단은 요엘 레비와 2019년말까지 부천 필은 박영민과 2020년까지 감독직을 연장했다. 김대진은 수원시향 감독에서 물러났고 코리안 심포니는 정치용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제임스 저드-대전시향, 코바체프-대구시향도 본거지를 중심으로 조금씩 관객층을 넓히는 한 해였다.

제작비가 높아도 해외 무대에서 이름값이 뚜렷한 저명 성악가들의 방한이 러시를 이뤘다. 호세 카레라스·르네 플레밍·안나 네트렙코·안젤라 게오르규가 한국팬과 재회했고 디아나 담라우·리즈 린드스트롬·르네 파페가 서울 관객과 처음 만났다. 연광철은 김선욱과 독일 희귀 가곡으로 독창회를 열었다. 오페라 전막 대신, 콘서트 오페라는 올해도 활발했고, 사무엘 윤 주역의 ‘사랑의 묘약’, 캐슬린 김 주역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프라이부르크 오페라의 ‘여자는 다 그래’, 린드스트롬 주역의 ‘투란도트’가 제작됐다.

국립오페라는 김학민 감독 휘하에서 ‘외투&팔리아치’ ‘보리스 고두노프’ ‘오를란도 핀토 파쵸’ ‘진주 조개잡이’를 상연했고 김감독이 물러난 이후 정구호 연출의 야외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리골레토’ ‘라보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민간 오페라단들은 지역문화재단의 후원을 바탕으로 소극장 축제와 4대 오페라 축제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한 해를 보냈다.

클래식 시장의 아이콘은 올해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었다. 5월 대구·통영 리사이틀, 8월 정명훈-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협연, 11월 래틀-베를린 필 협연까지 조성진이 관계된 모든 공연이 빠르게 매진을 이뤘다. 조성진의 2015 쇼팽 콩쿠르 우승에 고무된 한국 관객들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2017년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에게도 관심을 표하기 시작했다. 국내 활동이 활발해도 유명 경연 입상으로 명성을 가늠하는 국내 시장 참여자의 흐름을 후배 음악도들은 어떻게 바라볼지도 음악계는 고민해야 한다.

해외 기악 연주가 가운데 크레머, 마이스키, 요요 마, 펄만이 한국을 다시 찾았고 몬테로, 부니아티시빌리, 블레하츠, 스와나이가 리사이틀 규격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았다. 백건우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 김선욱은 베토벤 유명 소나타, 손열음은 하노버 음악편지, 문태국은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관객과 만났다. 벨체아 4중주단, 크로노스 4중주단, 노부스 4중주단의 활약도 눈부셨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부흐빈더 리사이틀을 단독 개최했고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클라라 주미 강과 유럽 투어를 가졌다. 평창 대관령 음악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의 주역을 초청해 콘서트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을 올렸다.

2018년, 평창올림픽 맞아 클래식 부흥 맞이할까

2018년은 평창 올림픽을 기념하는 축전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공연이 연이어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은 사라 장과 후배 연주인들의 프로젝트를, 세종문화회관은 조수미-알라냐, 뮌헨 필 내한을 준비했다. 금호아트홀은 신성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를 상주음악가로 지정했고 롯데콘서트홀은 런던 심포니-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초청하고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오랜 만에 한국에 온다. 안토니오 파파노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오케스트라가 처음 서울을 방문해 트리포노프-조성진과 연이어 협연한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도이치 캄머 필,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가 현 음악감독들과 다시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향은 이언 보스트리지를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해 특별 시리즈를 갖는다. KBS 교향악단은 정명훈 전 감독과 20년 만에 함께 한다.

LG아트센터는 다니엘 드 니스, 막달레나 코제나의 성악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아르테미스 4중주단, 파벨 하스 4중주단도 초청한다. 조성진은 신년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9월 정경화와 듀오 공연을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갖는다. 리시에츠키, 페라이어, 키신의 독주회가 열리고 체임버 규모로는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가 조슈아 벨, 카메라타 제네바가 뮬로바, 빈 체임버가 마이스키와 내한한다. 디토 페스티벌, 통영국제음악제, 평창 대관령음악제의 프로그래밍 기조는 한창 물이 오른 최근의 흐름을 계승한다. 김선욱은 지안 왕, 가이 브라운슈타인과 개별 듀오를 갖고, 사라 장·클라라 주미 강·힐러리 한의 바이올린 독주회도 추진 중이다. '아마데우스' 등 필름 콘서트의 제작도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성일. 2018. 0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