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음악은 역설적인 매력을 지녔다. 각자의 개성이 중요하지만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래서 밴드 음악을 논할 때 소통과 협력은 늘 중요한 덕목으로 손꼽힌다. 이번에는 그 소통과 협력의 가치를 뽐내는 한 김해생활문화동호회를 주목했다. 밴드 음악을 통해 김해 시민들의 삶에 활력과 행복을 전하는 이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 개성과 조화가 잘 조율된 김해의 그룹사운드 ‘김해시민밴드’의 염경철 회장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해시민밴드의 염경철 회장을 만나다
김해시민밴드를 운영 중인 염경철 회장을 만났다. 통영 출신인 염 회장은 거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다시 통영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그는 김해국제공항에 취업해 어느덧 김해에서 25년째 생활하고 있다.
염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학생 때 통기타를 배워 경연 대회에 참가하고, 밴드 활동을 했다. 성인이 된 후 군 생활 중에는 나팔수 교육을 받으며 군악대, 오케스트라 합창 공연도 했다. 또, 당시 MBC에서 제작·방영한 유명 군인 대상 방송 <우정의 무대> 본선에 ‘3인조 통기타 트리오’로 본선까지 진출한 바 있다.
염 회장의 음악 활동은 결혼과 육아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0년 김해직장인밴드연합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됐다. 당시 일반 회원으로 시작한 그는 총무, 회장 순으로 활동 반경과 역량을 넓혔다. ‘김해 락페스티발’은 2011년부터 작년, 제9회까지 매년 기획·주관했다. 2016년부터는 ‘김해생활문화축제’를 통해 여러 장르의 김해의 생활문화 동호회와 함께 공연했고, 이를 계기로 2017년, 14개의 생활문화동호회와 함께 김해생활문화연합회를 출범시키며 초대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의 인생에서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밴드 음악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구성원들과 함께 행복한 활동 중”
다양성의 물결이 만나는 지점 ‘김해시민밴드’
염 회장이 동호회 결성을 결심한 때는 작년 가을. 그는 김해직장인밴드에서 활동한 9년의 세월을 반추했다. “시민들이 유독 ‘밴드 음악’을 어려워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밴드 음악을 쉽고, 재미있는 취미 활동으로 배우고 함께 활동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김해시민밴드’를 만들었습니다.” 김해 시민 누구나 밴드 악기를 배우고 즐기자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답게 24명의 밴드 구성원은 실력, 직업, 연령 등 각기 다른 배경으로 다양성을 자랑한다.
많은 구성원이 모인 만큼 김해시민밴드는 활동 체계가 단단히 갖춰져 있다. “5인조 버스킹 밴드 ‘소울드림캐처’(보컬&리더 염경철/보컬 허남순/기타 예춘호/드럼 전세호/건반 길혜진), 4인조 록 밴드 ‘페르소나 밴드’(보컬 박지수/기타 서태훈/베이스 강선우/드럼 박영욱), 트로트 가수(김승일), 여러 강사(서정완 기타/김준환 드럼/박영주 건반)를 포함해 밴드 악기를 처음 접하는 구성원(김성주 드럼/백선아 건반) 등 많은 회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김해다어울림생활문화센터의 밴드 연습실을 거점 삼아 활동하는데, 모임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최소화한 상태다
“건전한 여가, 문화 활동으로 행복한 사회 만들어지길 바라
코로나19 국면, 새로운 길을 걷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 못했지만,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도 있었다. “지난 6월 소울드림캐처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김해 주관으로 찾아가는 문화공연 행사 ‘별의별 문화배달부’에 참여해 코로나19 예방 수칙 준수 하에 진례면 하촌 마을의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린 바 있고, 지난 7월 페르소나 밴드는 김해생활문화연합회에서 주최·주관하는 비대면 공연 행사 ‘2020 김해생활예술동호회 한마당’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걸출한 밴드 구성원이 모인 만큼, 김해시민밴드의 진가는 공연을 통해 발휘된다. 무대의 선곡은 행사의 성격과 관객 연령, 장소의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를 세심하게 따진다. 그중 가장 우선시 하는 사항은 관객들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이들만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은 그뿐만이 아니다. 밴드별로 다수의 자작곡을 보유한 것. “소울드림캐처는 남해에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작사·작곡한 <남해 로망스>, 코로나19 시국의 의료진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동행>, 정통 펑크 음악에 사투리 가사를 접목한 <니그카이> 등이 있고, 페르소나 밴드는 <Falling Down>, <Together>, <짝사랑>, <그 시간속에서>, <뮤즈>등이 있으며, 이 곡들을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정규 앨범 발표를 준비 중입니다.”
비대면 활동은 거스를 수 없는 시류가 됐다. 김해시민밴드 역시 이러한 실정에 맞는 활동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비대면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과 비대면 밴드 악기 강좌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력으로 많은 김해 시민이 밴드 음악을 사랑해 주시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밴드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해 시민들의 삶, 일상에 행복한 에너지를 전하는 공연할 것”
삶의 활력과 행복을 위한 활동
동호회를 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한 염 회장. 그가 어려운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는 이유는 밴드의 운영 철학을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일은 삶의 활력과 큰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뜻이 맞는 이들과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생활 문화이자 바람직한 동호회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활동의 아쉬움은 있지만, 절망할 이유는 없죠. 이번 상황을 잘 이겨내고, 원래 우리 밴드의 모습을 되찾아 김해의 문화 활성화, 비타민 같은 힘을 전하는 동호회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끝으로 염 회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김해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김해시민밴드는 김해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여성 주부 밴드, 시니어 밴드, 청소년 밴드 등 다양한 연령이 함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활동할 것입니다. 밴드 음악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도전하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함께 공연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대화를 마치는 마지막까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밴드 음악’에 대한 사랑이 그득 느껴졌다.
동호회 김해시민밴드
활동 분야 밴드
정기 모임 시간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9시 30분 / 토요일 오후 2시 ~ 5시
정기 모임 장소 김해다어울림생활문화센터의 밴드 연습실
대표자 염경철
메일 kcye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