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님께서 운영 중이신 <봉황1935> 카페가 생긴 시점부터
봉황대길에 변화가 시작됐다고 하던데요?
제 고향이 김해 봉황동 여기예요. <봉황1935> 카페를 만든 이 적산가옥에서 자랐고요. 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고 사회생활을 하느라 떠나 있다가 2015년 즈음 60대가 되어 다시 돌아왔죠. 와서 보니 동네에는 젊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많이 낙후됐더라고요. 이 집도 방치돼 있어서 폐가 수준으로 변해 있었고요. 동네를 다시 젊고 활기차게 바꿔보고 싶은데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카페를 해보자’라고 생각한 거죠. 그게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카페를 동네 분위기에 맞게 복원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주변에 이색적인 가게들도 생기기 시작하고 타이밍 좋게 도시재생사업도 맞물려 진행되면서 동네가 조금씩 유명해졌지요.
말씀처럼 도시재생사업도 진행되고
동네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는데
봉황대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가 있을까요?
도시재생사업은 5년간 진행돼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김해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으로 봉황대길이 달라지기 시작은 했죠. 하지만 이 사업이 끝나면 어떡하나 싶은 거예요. 사업은 끝나도 저나 동네 사람들은 여기서 계속 살아갈 테고 동네 운영도 계속해야 하잖아요. 지속적으로 우리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 협의하고, 문화 행사를 꾸준히 해서 콘텐츠도 개발하고자 2019년에 봉황대협동조합을 만들었죠.
봉황대협동조합에서 어떤 행사들을 해왔나요?
기억에 남는 것들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봉황대길의 전체 슬로건을 ‘소소하고 정겨운 봉황대길 만들기’로 지었어요. 슬로건에 걸맞게 봉황대길에 오면 소소한 문화예술 행사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옥상 시네마, 우아한 달빛 파티, 소소한 문화제’등을 열었어요. 저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리마인드 웨딩입니다. 3~4회 정도 했는데, 주민들 중 60세 이상 된 부부에게 다시 결혼식을 올려줬어요. 제가 “여태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더 잘 살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덕담도 해줘서 기억에 오래 남네요.
2023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주관
‘지역관광 추진조직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봉황대협동조합 김해DMO 사업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했다고요?
김해시에서 제안해서 공모사업을 준비했습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우리만 순수 민간단체라 선정될 거라는 기대를 안 했었어요. 그런데 선정돼서 아주 기뻤습니다. 첫해엔 원도심인 봉황대길 일대를 중심으로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목적이 있는 여행, 김해에 머물다'라는 주제로 지역 관광 네트워크, 즉 협의체 조직 구성을 중점으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다음 해 2024년부터 여행자 라운지를 조성하고 원도심 도보 투어, 봉황대길 스탬프 투어, Stay-G(스테이 김해) 콘서트 등을 추진했습니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프로그램이 있나요?
기존의 봉황동을 넘어 동상동과 김수로왕릉 일대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여, 오래 머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에 중점을 두고 두 가지 사업을 함께 추진할 예정입니다. 먼저 ‘금바다 스테이’를 통해 김해에 머물며 쉬어갈 수 있는 동네 숙박 공간을 마련합니다. 봉황동의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숙박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고요. 다음으로 ‘금바다 여행 에디터’라는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우리 지역 예술가나 소상공인들이 직접 굿즈나 매거진 같은 관광 상품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김해 관광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이사장님께서 추구하는
봉황대길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동네는 정말 예쁜 동네예요. 동네 사람들이 골목 골목 잘 가꾸고 특색 있는 가게들도 꽤 들어와서 과거와 현재가 머무는 봉황대길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상업시설인 카페나 식당들도 있고 책방이나 문화 예술 공방들도 있는데, 지금처럼 조화를 잘 이뤄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멀게는 우리 동네에 오면 다양하게 음악이나 글도 배울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예술촌처럼 되면 좋겠다 싶어요.
마지막으로 봉황대길을 찾아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봉황대길 우리 동네는 추억이 스며있어 편안하고 정감가는 곳입니다. 거리마다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많이 있고요. 느긋한 마음으로 찾아오셔서 골고루 다 즐기시고 좋은 추억을 가득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봉황대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처음 마음가짐처럼 봉황대길을 잘 가꿔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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