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데이트 - 분홍빛 설렘과 거닐다.
<대동생태체육공원 코스모스>
낙동강을 따라 자리한 대동생태체육공원은 김해를 대표하는 가을 산책지입니다. 사계절 많은 시민들이 찾지만, 10월이면 분홍빛 코스모스가 공원을 가득 채워 가장 화사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강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이 끝없이 물결치며 길을 따라 이어지고, 그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새 가을의 설렘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듭니다. 공원 곳곳에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눈길 닿는 곳마다 코스모스가 시야를 채웁니다. 코스모스들 사이에서 인생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고, 벤치에 앉아 그저 하염없이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공원은 작은 축제 같은 분위기로 물듭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연인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울려 퍼지고, 강 건너 풍경까지 시야에 담으며 꽃밭 사이를 거닐다 보면 김해의 가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누구와 함께하든 특별한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두 번째 데이트 - 찰나의 붉은빛에 매혹되다.
<활천 꽃무릇 숲길>
활천동 숲길에 들어서면, 초록의 그늘 사이로 붉게 비번져 나오는 꽃무릇이 단숨에 시선을 붙잡습니다. 이곳은 김해의 가을 명소 ‘활천 꽃무릇 숲길’로, 매년 추석 무렵이면 붉은 군락이 숲길을 따라 피어납니다. 9월 중순부터 꽃이 오르기 시작해 10월 초에 절정을 맞이하며, 이 시기에 붉은 꽃무릇이 융단처럼 펼쳐져 숲 전체가 환히 빛나는 듯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한적한 산책로가 이어진 동산은 평소엔 주민들의 쉼터지만, 이 시기에는 붉은 꽃이 숲을 물들이며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잎 없이 꽃송이만 솟아올라 피어 있는 꽃무릇 특유의 모습은 오래 머물지 않기에 더 특별하게 다가오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숲속에 겹겹이 드리워진 붉은 물결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꽃무릇의 꽃말은 ‘이별’, ‘그리움’ 그리고 ‘이룰 수 없는 사랑’입니다. 숲길을 붉게 채운 풍경은 그 의미처럼 애틋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김해의 가을이 건네는 가장 붉고 애틋한 인사를 만나러, 지금 활천동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세 번째 데이트: 은빛 낭만에 스며들다.
<서낙동강 둘레길 팜파스그래스>
가을의 낭만이 가장 깊어지는 시간, 하루의 끝자락엔 서낙동강 둘레길이 제격입니다. 해가 강물 위로 천천히 내려앉으면, 강변을 가득 메운 팜파스그래스가 빛나기 시작합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은빛 꽃술이 바람결에 흔들릴 때마다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듯, 눈앞에 비현실적인 가을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산책하듯 느린 걸음을 옮기며 둘레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을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귀에는 사각이는 풀잎 소리가 울리고, 눈에는 강물 위로 번지는 윤슬이 가득 담깁니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둘레길은 또 한 번의 절정을 맞습니다. 빛을 머금은 팜파스는 ‘투명한 보석’처럼 반짝이고, 노을빛이 강물과 하늘을 물들일 때 풍경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면, 이 순간이야말로 가을이 선물하는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올가을, 서낙동강 둘레길에서 그 풍경 속을 한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