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시작하는 문화산책, 연지공원역
역을 나서 1번 출구로 나오면 곧 연지공원이 펼쳐진다. 아침이면 가볍게 운동하는 주민들이, 주말이면 가족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 김해를 대표하는 공원답게 조각 작품이 놓인 조각공원, 놀이터와 농구장, 야생화동산, 연꽃광장 등으로 나뉘어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음악분수다. 물결분수와 워터스크린과 레이저 쇼가 더해져 화려한 장관을 만든다.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 저녁 8시부터 40분간 가동된다. 낮의 공원이 휴식의 공간이라면, 밤의 공원은 빛과 물이 어우러진 무대가 된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뒤에는 길을 건너 김해문화의전당을 찾아가 보자. 9월에도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6일에는 따뜻한 감성을 담은 인형극 <오늘, 오늘이의 노래>가 누리홀 무대에 오르고, 13일에는 디지털과 무용을 결합한 프랑스 현대무용 <픽셀>이 마루홀을 가득 채운다. 이어 20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힙합)>이 열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연지공원]
[김해문화의전당]
전통과 오늘이 마주하는 곳, 수로왕릉역
수로왕릉역 2번 출구에서 600m 남짓 걸으면 벽돌 건물의 김해민속박물관이 나타난다. 이곳은 김해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담아낸 작은 집합체처럼 꾸려져 있다. 전통 가옥을 재현한 안방과 사랑방, 부엌을 들여다보면 오래된 살림살이가 그대로 놓여 있어, 마치 세월의 흔적을 담아낸 기억창고 같다.
박물관을 둘러본 뒤 길을 건너면 한옥 카페 ‘명월’이 기다린다. 정갈한 마당과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에 작은 소품 숍까지 더해져, 카페라기보다 작은 문화공간에 가깝다. 메뉴판에는 김해를 담은 음료들이 있다. 장군차에 자몽을 더한 ‘명월’, 산딸기를 활용한 ‘수로왕’은 지역의 맛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 낸다. 특히 정원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매시 정각부터 5분간 쿨링포그가 가동된다. 안개처럼 흩날리는 물방울이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어,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쉼표가 된다. 정원과 실내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하루의 발걸음을 늦추며 김해 도심 속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김해민속박물관]
[명월]
역사를 만나는 길, 박물관역
박물관역 2번 출구로 나오면 탁 트인 광장에 자리한 ‘김해시민의 종’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새 천 년의 시작을 기념해 세워진 이 종은 매년 새해와 주요 기념일마다 울려 퍼지며 시민들의 바람을 모아왔다. 종각 주변은 광장처럼 꾸며져 있어 잠시 멈춰 서서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종각 내부에는 건립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모두의 참여로 완성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가야 토기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담아낸 종각은 전통의 무게와 오늘의 감각이 함께 어우러진다. 위로 뻗은 곡선은 두 손을 모은 모습처럼 보여,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소망을 올리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시민의 종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국립김해박물관이 자리한다. 가야사의 중심지답게 박물관은 토기와 철기, 금관, 옥장식 등 다채로운 유물을 전시한다. 정돈된 전시 동선은 가볍게 둘러보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들르기에도 알맞다.
특별전시실에서는 시기마다 새로운 기획전이 열려 언제 찾아도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해시민의 종]
[국립김해박물관]
모던과 레트로가 만나는 길, 봉황역
봉황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육교를 건너 바로 신세계백화점 김해점에 닿는다. 패션과 리빙, 생활용품은 물론 다양한 식음 공간까지 한곳에 모여 있어 하루 일정의 중심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백화점 특유의 현대적 편리함은 김해 도심 여행의 출발점이자 쉼터로 손색이 없다. 3번 출구로 나오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봉리단길은 오래된 주택가를 개성 있는 가게들로 채워 넣으며 도심 속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작은 공방과 카페, 소품 가게가 이어져 있어 걷는 동안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골목마다 다른 풍경이 숨어 있어, 길을 따라 걷는 일 자체가 하나의 탐험처럼 느껴진다. 빨간 벽돌과 기와지붕 같은 옛 정취가 남아 있어, 봉리단길을 걷는 순간 마음이 한결 느슨해진다. 골목 사이사이에는 봉화예술극장과 작은 갤러리가 자리해 공연과 전시를 더하며, 길에 머무는 시간을 풍성하게 만든다. 한 블록 옆 뒷고기 거리에선 김해 특유의 식문화가 이어져 저녁 무렵 골목에 활기를 더한다.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봉리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