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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역사 문화 공간을 발굴하여 재조명 하다
김해 시민의 핸드폰에 저장된 ‘G벨트’
글.안세훈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팀
가야 왕도 김해에는 아득하게 오래된 가야의 역사에 걸맞은 문화재가 많다.
김해수로왕릉, 수로왕비릉, 봉황동 유적, 분산성 등의 문화재는 김해 시청, 공사 현장 벽면, 경전철 등
다양한 곳에서 이름과 모습이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덕분에 김해 시민들의 머릿속에는 김해의 문화
재가 자연스레 각인되어 있다. ‘G 벨트’는 김해의 숨겨진 우수한 역사 자원을 발굴하여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다. G벨트 담당이 되어 김해시 비지정문화재를 둘러보며 사업의 목적과 추진 방향에 대해
많은 고찰을 한 결과, 프로젝트의 답은 ‘사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는 낯선 이름을 가진 채 변두리 지역에 놓여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느낄 수 있는 동양 문화 특유의 신비함을 바라보고 있으면,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꺼내 문화재를 촬영하곤 한다. G벨트를 통해 지역의 역사 문화 공간을 재조명하기 위해선 시민의 관심이 필요했다. 시민이 직접 공간을 소개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재를 배경으로 예쁘게 찍은 사진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G벨트는 구천서원(상동면), 미양서원(진영읍)에서 리마인드 웨딩, 어린이 다례 체험, 문화재 도슨트 그리고 벌룬 매직쇼와 버스킹 공연으로 진행됐다. 리마인드 웨딩은 총 50여 건의 사연이 공개 모집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탈북민 아내와의 결혼사진이 없던 남편, 결혼식 필름이 망가져 사진이 없는 부모님, 가난한 시절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귀농을 앞둔 부모님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12커플에게 한복 스냅촬영과 함께 대형 액자를 선물했다. 어린이 다례 체험은 20여 명의 어린이가 전통한복을 입고, 김해의 장군차를 통해 차 문화와 차 예절교육을 배웠다. 아이들은 스스로 우려낸 장군차를 부모님께 직접 드리기도 했다.

그날의 장면들은 아직도 생생히 머릿속에 떠오른다. 메이크업이 끝나 한복을 입고 나오는 아내를 바라보던 남편의 눈빛, 마주 보며 수줍게 웃는 부부, 온 가족이 찾아와 응원해 주는 부부, 촬영기사보다 더 열심히 사진을 찍는 가족, 사연을 신청한 딸이 흘린 감동의 눈물, “엄마 사랑해요”라며 차를 전해주는 아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딸과 함께 사진을 찍는 아빠, 마술사의 비눗방울만큼이나 쏟아지는 박수세례, 모든 행사를 마치고 고생했다며 악수를 건네는 문화재 공간의 어르신들. 닫혀 있던 문화재 공간이 G벨트를 통해 문을 활짝 열고 많은 사람을 맞이했다. G벨트는 문화재 공간에서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이렇게 김해문화도시센터 ‘G벨트’는 첫걸음마를 시작했다.
G벨트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수천 장의 사진은 김해 시민들의 핸드폰 속에 저장되었다.
아직 주목받지 못한 김해시의 문화재들이 김해문화도시센터와 김해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추억을 통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작성일. 2022.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