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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는 문화가 자라는 도시”
박지원 작가, 이예진 작가 인터뷰

이번에 만난 두 작가는 모두 서울에서 내려왔다.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한 서울과는 다르게 이들이 보고 느낀 김해는 자연과 생활 환경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것. 이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김해에 머무른 바 있는 이들은 김해에 대해 ‘문화와 예술이 성장하는 도시’라고 입을 모은다. 두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웰컴 레지던시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두 작가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지원 설치와 회화를 작업하는 박지원 작가입니다. 주로 한국의 역사, 전통, 동아시아에서 공유하는 기호들을 연구하고 전통과 역사가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변화하고 살아남는 방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예진 설치, 회화, 영상을 다루는 이예진 작가입니다. 불교적 수행에 많은 영감을 받아 미술과 접목하고 있습니다. 작가 개인보다 문화, 사회 등 전체 중 일부로서의 역할을 선호하고, 인터랙티브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웰컴 레지던시’에 참가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박지원 타 지역에 호기심이 많습니다. 여행이나 답사로 잠깐 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표면만 보는 것입니다. 어느 지역에 머물면서 작업을 하면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김해 무계동에서도 주민들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이 도시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다른 형식을 시도하며 작업 방식을 확장하는 계기로도 여깁니다.

이예진 김해는 깊은 전통을 지녔지만, 신도시 개발도 이루어진 양면성이 돋보이는 도시입니다. 또, 김해의 미술 시장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과도기적 시기에 합류하게 돼서 신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데 관심이 많아 다른 영역의 예술가, 지역 주민분들과의 협업이 기다려집니다.

입주해서 어떤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신가요?

박지원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경남 지방의 문화를 소재로 그린 작자 미상의 민화를 보게 됐는데,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작업이 많아서 영감을 크게 받았습니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은 현대적인 병풍 제작 작업을 할 계획이고, 어린이 연계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도상의 이름과 의미를 소개해주고, 자기만의 캐릭터를 창조하고, 재구상하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이예진 이번 레지던시를 준비하면서 이곳에 많은 ‘고인돌’을 조사했습니다. 고인돌이 가진 의미, 역사에 대해 이곳의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자신만의 유물, 고인돌을 만드는 워크숍을 준비 중입니다. 아이들과는 함께 지역의 유물을 조사하고, 그림으로 표현할 계획입니다.

준비 중인 작품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박지원 경남 지방의 작자 미상 민화들을 재발견하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표현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입니다.

이예진 신라 시대 왕릉이나 고인돌처럼 ‘옛것’이라 느끼는 것, 사라져 간다고 느끼는 대상에 대해 더욱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작업을 합니다.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나와 타인 등 ‘경계’를 허무는 것들이므로 인터랙티브 아트 요소를 주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활동 이후 계획된 활동 혹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박지원 오는 11월 13일(금)부터 11월 20일(금), 레인보우 큐브 갤러리에서 ‘기복형상(起福形象)’ 전시가 있습니다. 또 이전까지 인왕산의 무속, 황학동의 풍물시장 등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작업물을 만들다 보니 서울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었는데 김해가 그 발판이 됐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이예진 지난 10월 13일(화)부터 10월 29일(목)까지 <to Others – 이예진展>을 마쳤습니다. 늘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전시를 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다양한 방법으로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접근하고 싶습니다. 또, 예술을 어렵게 느끼는 그 심리적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웰컴 레지던시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지원 많은 작가가 이런 사업에 목말라 있습니다. 웰컴 레지던시는 일반 작가들에게 분명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의 존재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작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활동 정보 플랫폼과 김해시 홍보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홍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작가들이 지원하고, 사업 결과물도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이예진 서울은 이미 개발이 된 곳입니다. 공간적으로 여유가 없지만, 김해는 발전과 변화의 가능성이 굉장합니다. 외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죠. 변화하는 것에 대해 영향력을 끼치길 원해서 이런 프로그램이 반갑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박지원 작가 SNS(인스타그램) graftingxx
이예진 작가 웹사이트 http://yejinslee.com/

작성일. 2020.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