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해서라도 일단 유명해지면 된다, 뮤지컬 〈시카고〉
예일 레퍼토리에서 초연된 모린 왓킨스의 희곡 〈시카고〉의 자필 초안(출처: Yale Collection of American Literature, Beinecke Rare Book and Manuscript Library)좋은 작품은 시대를 넘나든다. 대사 한 마디 가사 한 소절 바꾸지 않고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명작들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황금기를 열었던 작품 〈오클라호마! Oklahoma!(1943 초연)〉의 경우 2019년에 대사와 가사를 그대로 두고 음악 편곡과 연출만 획기적으로 바꾼 리바이벌 버전이 올라와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팬들에게 깊은 충격을 선사했다. 작품 안에 내재해 있던 여성차별과 인종 차별은 물론 주인공의 성 정체성, 아름답게만 그려지던 공동체 의식의 어두운 면까지 낱낱이 의문을 던지면서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고전적인 팬들 입장에서는 특히나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