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긴 강을 건너 2023년 12월, 소리꾼 장사익이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무대에 선다. 장사익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거리두기, 집합 금지 등으로 멀어졌던 시간을 치유하려는 공연으로, 서로 부대끼며 슬픔과 기쁨, 용기와 믿음을 나누는 것이 사람살이의 중심이며 그간 유예됐던 만남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장사익은 1994년도에 45세로 데뷔한 이후 가요, 국악, 재즈를 넘나들며 그만의 구성지고 폭발적인 창법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노래의 중심은 노랫말이라는 철학으로 김영랑, 김춘수, 서정수, 윤동주, 정호승 등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여 부르며 묵직한 감동을 불러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정춘 시인 「11월처럼」, 허형만 시인 「구두」, 한상호 시인 「뒷짐」을 처음 노래하며, 나이 듦과 지혜를 담은 내용은 듣는 이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제시한다. 시를 읊으면 음악이 따라오고 음악이 흐르면 노래가 되는, 시와 노래가 서로를 부르고 다독이며 순응하는 그만의 소박하며 고요하고 자연스러운 노래의 힘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