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폴 고갱은 둘 다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 당대에는 대중과 평단에 인정받지 못한 불운의 화가였다.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세상과 화합하지 못한 그들은 자신의 고독과 불행이 깊어질수록 역설적이게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항상 손에 꼽히는 인물인데, 그가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자른 사건은 미술 애호가가 아닌 사람도 알 정도로 굉장히 유명하다. 그 일은 반 고흐가 그가 존경하고 추종해마지 않았던 폴 고갱과의 동거 중 일어났는데, 무엇이 반고흐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폴 고갱과의 짧은 동거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는 지금도 많이 다뤄지고 있는 주제다.
오는 10월 7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두 번째 아침의 음악회 〈고흐와 고갱의 아침〉은 ‘반 고흐의 귀는 누가 잘랐나’를 주제로 둘의 관계와 서로 달랐던 회화에 대한 관점, 화풍 들을 다루는 미술 강연과 그 시대를 풍미했던 프랑스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런던대학교 미술사를 전공하고 아르츠콘서트의 콘서트마스터로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등에서 공연을 진행한 윤상인 해설과 함께 한지민 피아니스트와 박건우 첼리스트, 박재준 바이올리니스트가 고흐와 고갱과 같은 시기에 활동한 프랑스 음악가 드뷔시와 까미유 생상, 라벨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인상주의 음악과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가 자신의 미적 체험, 즉 대상으로부터 받은 느낌이나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클로드 드뷔시는 멜로디와 하모니, 리듬 정연한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위해 대담한 화성을 사용했다. 선이 불분명하지만 신비스런 기분을 시적인 흐름으로 표현하여 인상파 음악을 창시, 근대와 현대의 가교역할을 담당해 낸 혁명가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까미유 생상은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장으로 프랑스 인상주의에 영감을 주었던 작곡가이며, 라벨은 후기인상주의와 현대음악의 선두주자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은 그의 초기 피아노 음악 작품으로 유려한 선율과 우아한 표현으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곡이다. 다음으로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는 난해하지만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을 선보이고, 이어지는 생상의 교향시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죽음의 무도 G단조’는 깊은 밤 해골들이 벌이는 광란의 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터치로 그려낸다. 끝으로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Pavane)’는 우아한 멜로디와 완벽한 화성이 돋보이는 피아노 명곡으로 죽었기에 잊혀져가는 모든 것들을 위로하는 듯한 애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NFO
일시 2021. 10. 7. (목) 11:00
장소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연령 8세 이상
가격 전석 20,000원
문의 055-320-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