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내 운명
김성진 교수는 인제대학교가 개교한 2003년 다음해인 2004년 36살로 부임해 올해로 20년째 근무 중이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주는 테너로서의 삶은 훨씬 더 오래됐다. 약 14년간의 이탈리아·독일 유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귀국 독창회를 연 후 우연한 기회를 통해 인제대 교수로 부임하게 됐다.
“학창 시절에 학교 대표로 노래를 하긴 했어요. 하지만 돌아가신 제 부모님이 음악을 완고하게 반대하셨기 때문에 음악을 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고3 진로를 결정할 때 담임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이 ‘넌 무조건 성악을 해야한다’고 강하게 제안하셨어요.. 부모님도 설득해 주셔서 그때부터 100일 정도 공부해서 대학에 갔죠.”
아미치 델라 무지카( A m i c i d e l l a M u s i c a ) 음 악 친 구
우연히 만났던 음악은 마치 필연처럼 그에게 잘 맞았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같은 꿈을 꾸게 되면서 또 다른 운명이 찾아왔다. A.D.M 오페라단을 하게 된 것인데, A.D.M은 이탈리아 말로 ‘음악 친구’를 뜻하는 ‘아미치 델라 무지카’의 약자를 딴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배운 성악적 역량을 외부에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작한 게 이 동아리 활동인데, 단순히 교내에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활동 영역을 외부로 돌리자고 생각했어요. 2008년 제자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오페라 갈라 발표회를 했죠.”
공연이 아닌 발표회라고 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김성진 교수도 제자들을 새롭게 보게 됐다. 수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자들의 끼와 능력을 발견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인제대 제자들과 경남에 있는 학생들을 모아 소극장 오페라 공연을 올렸다. 2009년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를 시작으로 약 6년 동안 공연을 했다.
김해와 상하이 음악가들이 만나다
제자들에게 조금 더 큰 무대를 경험하게 해줄 수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인제대에 음악적 역량이 풍부한 학생들을 오게 할 수 있을까. 김성진 교수의 이런 고민이 상하이 음악원과 음악 교류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상하이 음악원의 스헝 교수와 대화중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훌륭하게 양성한 제자들을 어떻게 양질의 무대에 세울 수 있을까. 그래서 ‘교수님이 운영하는 오페라단과 제가 운영하는 A.D.M 오페라단의 교류 음악회를 추진해 보자!’ 한 거죠.”
한중 가곡과 아리아의 밤
두 교수의 제자들을 향한 애정으로 A.D.M 오페라단 초청 김해 상하이 친선 <한중 가곡과 아리아의 밤>이 5월 2일 열린다. 김성진 교수와 스헝 교수도 테너로, 바리톤으로 무대에 서지만 60% 이상의 출연진이 제자들로 구성됐다. 한중 성악가가 함께하는 무대인 만큼 곡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음악회 명칭에 맞게 한국과 중국의 아름다운 가곡들이 일부 순서에 포진돼 있고요.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 첼리스트 양욱진 교수의 공연도 준비돼 있어요. 2부에서는 독창 아리아가 아닌 한중 성악가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교수들은 음악회가 빛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일 뿐, 진짜 음악회에서 빛을 발현할 사람들은 제자들이라는 그는 이번 공연이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행사를 도모하면서 김해문화재단과 김해시에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셨죠. 인제대에서도 ‘우리도 빠질 수 없다!’ 하면서 도움을 줘서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커리어로 먹고살아요. 이번 공연은 일단 학생들한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악회라 기쁘고 교수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한·중 가곡과 아리아의 밤
일시 2024년 5월 2일(목) 저녁 7시 30분
장소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티켓 무료
문의 055-344-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