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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 하나의 울림 피아노 듀오
아인클랑
글.화유미 사진.백동민
두 대의 피아노를 가진 공연장을 찾는 것만큼 지역에서 피아노 듀오의 공연을 만나기란 흔치
않다. 처음 들어본 피아노 듀오 아인클랑의 연주는 마치 처음 피아노를 듣는 것처럼 전율과 같
은 감동이었다. 분명 아는 소리인데 달랐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로 풍성해진 음색이 온몸을 흔
들었다. 아인클랑(Einklang)이란 독일어로 하나의 음, 조화를 뜻하는 말이라고 하니 서아림,
어숙진 피아노 듀오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불 가 사 리 공 연 을
위 해 결 성 되 다

2023년 4월 건반 위의 춤곡 <피아노 듀오 아인클랑과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세계음악여행 Ⅰ>이란 공연이 있었다. 김해문화재단 불가사리 프로젝트로 이뤄진 공연으로 독일 드레스덴 국립 음악대학교를 함께 나온 서아림, 어숙진 두 피아니스트가 무대를 꾸렸다.

“독일에서 친했던 피아니스트 4명이 듀오 연주를 위해 피아노 앙상블 팀 ‘클라르베’를 만들었어요. 이 팀에서 서아림 피아니스트와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작년에 불가사리 프로젝트를 소개받고 유닛처럼 둘이 해보자 하고 시작했죠.”(어숙진 피아니스트)불가사리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두 사람은 자신들의 연주 특색에 맞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많은 후보의 이름이 있었지만 함께 연주했을 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한 순간이 떠올랐다. 서로 음악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느낀 순간이었다.

“어숙진 피아니스트와 처음 호흡을 맞춘 때였어요. 그때 연주를 들었던 제 친구가 두 대의 피아노에서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는데 누가 누군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하나의 소리였다고 말해줬어요. 그게 저희가 추구하는 거거든요. 함께 연주하면서 하나의 음악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조화, 유니즌이란 뜻을 가진 ‘아인클랑’으로 지었어요.”(서아림 피아니스트)

배 가 되 는
울 림 과 여 운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 연주하는 방법은 두 대의 피아노에서 치는 ‘투 피아노(2Piano)’와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는 ‘포 핸즈(4 Hands)’ 방식이 있다. 똑같은 피아노를 연주하는데 과연 얼마나 다를까 싶지만 들어보면 엄청난 차이가 전해진다. 원래도 연주할 수 있는 음역대가 넓은 피아노를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연주하면 더욱 다채로운 화음과 풍부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연주자가 서로 다른 매력을 한 피아노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어숙진 피아니스트와 연주하면서 서로 추구하는 음악적 성향이 비슷한 것을 느끼는데, 관객들도 저희의 마음을 조화로운 선율로 고스란히 느끼실 것 같아요.”(서아림 피아니스트)

“연주를 하면서 제가 솔리스트가 될 때도 있고 반주를 하면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10개의 손가락으로 할 수 없었던 연주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 저희도 즐겁고 듣는 관객들도 즐겁겠죠. 이렇게 듀오 연주를 하는 게 조금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이 돼요.” (어숙진 피아니스트)

해 설 이 있 는
세 계 음 악 여 행 Ⅱ

지난해 선보였던 <해설이 있는 세계음악여행 Ⅰ>에 이어 올해 4월 27일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피아노 듀오 아인클랑의 공연이 열린다. 작년 공연은 아인클랑의 창단 연주회인 만큼 두 대의 피아노로 무게감을 실었다면 올해는 좀 더 친숙하고 대중적인 연주를 할 계획이다.

“예상외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와주셨더라고요. 어린 친구들은 즐기기에 좀 어렵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한 피아노에서 포 핸즈 방식으로도 연주하고, 사람들이 많이 아는 노래도 준비할 생각입니다.”(서아림 피아니스트)

불가사리 프로젝트로 연이어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공연 기획도 시리즈 형식으로 구성했다. 세계음악여행이란 큰 주제에 맞춰 작년에는 ‘건반 위의 춤곡’에 맞게 춤곡만으로 구성했다면 올해는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곡들로 준비했다.

“포레의 작품 중 유명한 ‘돌리’라는 작품을 메인으로 하고요. 포레의 스승 카미유 생상스의 유명한 작품 ‘죽음의 무도’도 관객들이 많이 아실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이 외에도 세계의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거라 작년보다 더 다채롭지 않을까 싶어요.”(서아림 피아니스트)

연주회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아인클랑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서아림 피아니스트의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4월 공연 후에는 이어서 5월 부산에서 피아노 듀오협회공연이 예정돼 있다. 계속해서 활발한 활동을 계획 중인 아인클랑은 2년 연속 불가사리 프로젝트로 연주회를 가지면서 김해를 대표하는 피아노 듀오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이번 연주회로 목표에 한 음 더 다가갈 아인클랑의 연주회를 많은 김해 시민들이 함께하길 바란다.

작성일. 2024. 0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