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예 를
만 나 다
배경희·허승주 작가를 공유 작업실인 ‘도자공방 선’에서 만났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허승주 작가의 작품만은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여러 동물을 섞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허승주 작가의 재능을 배경희 작가가 알아본 건 그녀가 초등학생 때였다.
“승주한테 안 시켜본 게 없어요. 한 날 승주가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보니까 뭔가 조몰락조몰락 만들고 있는 거예요. 그때 ‘얘가 미술에 관심이 많고 재능이 있구나’ 알게 됐죠. 도자기를 시켜보자는 건 남편의 생각이었어요. 흙을 만지면 승주에게도 좋을 거고, 전통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평생 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배경희 작가)
허승주 작가는 도예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형화된 작업이 아닌 동물이나 캐릭터를 만들었다. 처음 갔던 공방에서 허승주 작가의 개성을 알아보고 도자 인형 작업으로 새로운 방식의 도자를 창조하는 나미요 김정남 작가를 소개해 줬다. 초등학교 6학년 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6년간 김정남 작가에게 도예를 배웠다.
“승주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실하니까 더 이상 가르쳐 줄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물레를 잘하는 작가가 김해에 오는데, 물레를 배웠으면 좋겠다 해서 만난 게 두 번째 스승님인 여기 선공방의 전영철 작가님. 그래서 지금까지 승주가 여기서 작업을 하고 있는 거죠.” (배경희 작가)
가 야 의 꿈 ,
배 경 희 · 허 승 주 의 꿈
“처음 도자기를 만들 때부터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기분이 좋았어요. 흙을 만지는 것도 좋고요. 유튜브에서 캐릭터 만드는 것도 찾아보고 하면 재밌어요. 저는 각종 동물 사자, 곰, 늑대 같은 걸 상상해서 새롭게 만들어요.” (허승주 작가)
‘가야의 꿈’의 줄임말인 ‘가꿈’ 아트마켓을 배경희·허승주 작가가 만난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해에서 태어나고 김해에서 자라 김해에서 도자기를 하는 가야의 꿈 허승주 작가와 김해에서 딸 덕분에 새로운 꿈을 꾸는 배경희 작가니까.
“가야의 꿈, 청년 허승주니까 딱이다. 제 나름대로 고민을 했어요. 가야의 꿈을 대표하는 청년 작가 승주의 어떤 게 가야와 매치 될까. 얘가 호랑이띠예요. 근데 김해 임호산 호랑이가 있고, 가야의 말도 있고… 봉화산 야시골 여우도 있고. 승주는 어차피 캐릭터를 만드니까 캐릭터로 가야의 꿈을 표현해 보자.” (배경희 작가)
허승주 작가가 캐릭터 컵을 만들었고, 배경희 작가는 김수로왕의 황금알을 조명으로 표현한 작품을 만들어 가꿈 아트마켓에 참여했다. 허승주 작가의 작품이 캐릭터 위주라는 특징이 있다면 배경희 작가는 주로 실용성에 맞춰 작품을 만든다. 주부였다 보니 일단은 어떤 쓰임이 있을지부터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딸 허승주 작가의 영향을 받아 오브제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달 팽 이 모 녀 의
달 모 공 방
도자기로 대학에 가고 싶다던 딸이 걱정돼 시작한 도자기는 이제 배경희 작가에게도 새로운 삶이 됐다. 도자기에서는 허승주 작가의 엄마가 아닌 도예가 배경희로서, 달팽이 모녀 도예가로 이름을 더 알리고 싶다.
“가꿈 아트마켓으로 한옥체험관 미래하우스에서만 전시 및 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 부산도 가고, 얼마 전에는 롯데아울렛에서도 했거든요. 김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같이 참여를 하니까 저희를 알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배경희 작가)
“제 작품을 판매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도자기 카페를 열고 싶고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싶은데, 그러려면 김해에서 먼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허승주 작가)
올해 달팽이 모녀의 공방이 생긴다. 공방 이름은 달팽이 모녀의 앞 글자를 따서 ‘달모 공방’으로 지었다. 공방에 들어가면 첫 작업으로 모녀가 함께 큰 캐릭터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 앞으로도 각자의 작품을 만들면서, 같이 컬래버도 하면서 함께 천천히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