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의 김 해 작 가 를
조 명 합 니 다
작년 11월 김해문화재단 윤슬미술관이 2023 김해작가조명전 ‘뉴페이스 앤 아티스트 인 김해’를 앞두고 김해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시각 예술가들을 모집했다. 이는 신진 작가 2명, 중진 작가 2명 총 4명을 선발해 작품 제작비와 전시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 시작한 이 사업은 초기에는 신진 작가를 선발해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도왔다. 2012년부터는 중진 작가들도 선발해 전시비용을 지원해왔다. 올해도 백보림, 여두홍, 허건태, 황지영 총 4명의 작가가 선발돼 전시를 앞두고 있다. 각자의 작품 스타일을 살려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는 다매체 작업을 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김해 동상동을 주제로 했는데요. 멸망 이후의 인류가 동상동 디씨마트를 발견해 발굴, 복원, 연구하는 가상 박물관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다른 신진 작가인 황지영 작가님은 페인팅한다고 들었어요.” 백보림 작가
“허건태 작가는 가야시대 공예품. 금관가야를 모티브로 은식기나 장신구를 선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성장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자연에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해 봤습니다.” 여두홍 작가
자 연 으 로 부 터 배 우 는 ,
고 요 한 성 장
2012년 ‘2012 뉴 페이스 인 김해전’에 참여했던 여두홍 작가는 12년 만에 중진 작가로 다시 윤슬미술관을 찾았다. 당시 개인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작업실도 옮기면서 지역작가들과 교류도 못했다고 한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는 전시를 지속해 왔지만, 그렇게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말을 이었다.
“2012년 뉴페이스로 참여했을 때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스스로 비교도 한 번 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힘들었던 시간을 견디며 작품 활동을 지속해 온 저를 스스로 격려도 하고요. ‘더 잘 견뎌내야 한다’는 앞으로의 다짐도 있었고요. 이번 전시를 통해 추진력을 얻고 싶어요.” 여두홍 작가
여두홍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가 챙겨온 그림들이 떠올랐다. 하나같이 절제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에 침묵하며 빠져들었다. 그중 작품 ‘묵언’은 제목처럼 조용하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심플한 듯 하지만 강렬하게 꽂히는 이유는 그의 붓 터치 때문인 듯하다. 아크릴과 아크릴 보조제를 활용한 작품들은 강한 붓 터치 질감으로 기운과 생동감을 표현했다.
“제 작품의 부제가 성장과 묵언이에요. 작업실 앞에 조그만 마당이 있는데 잡초들이 장난 아니게 올라오더라고요. 잡초를 베기도 하고 뽑아봐도 끈기가 있더라고요. 문득 저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이. 거기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고 나아가자. 관객들도 제 작품을 보면서 힘든 일은 잘 견뎌내시고 좋은 꽃으로 피어나시길 바랍니다.” 여두홍 작가
페 스 티 벌 같 은 전 시
복면과 다양한 통조림, 백보림 작가가 챙겨온 작품의 정체는 처음부터 흥미로웠다. 전시 소개를 들으니 흥미는 배가됐다. 제2전시실 전체를 동상동 디씨마트 역사박물관으로 만들 그의 작품은 설치미술,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형태를 띠어 관람객들이 작품 속 가상 공간으로 들어가서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을 김해에서는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서울, 부산, 춘천 등 다른 도시에서는 전시를 했는데 그때 오셨던 관객들이 김해 동상동에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걸 나는 왜 김해에서 못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전시를 하게 돼서 시간이 되면 관객들과 같이 동상동에 가서 제가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고 동상동은 어떤 동네인지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백보림 작가
다른 전시보다도 공간을 더 잘 보여주고 싶다는 백보림 작가는 이전에 진행했던 <동상동 디씨마트 역사박물관>을 확장해 준비했다. 과거 작품이 가상 박물관, 연구실 시리즈로 표현되었다면 이번 전시는 발굴, 복원, 연구를 중점으로 확장해 발굴 현장의 형태를 띤다.
“제 전시가 관객들에게 일상생활을 재미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은 일상도 미래인들 눈에는 굉장히 새로울 것 같거든요. (웃음) 저희의 삶도 역사적으로 기록되는 날이 올 텐데, 이런 생각으로 의미 있는 하루들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백보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