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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김해문화재단,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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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 김형기, 최영동, 김진 작가
무계동에서 피어난 예술의 꽃

김해의 활동작가와 시민을 이어주는 웰컴 레지던시가 올해 하반기 입주 작가 4인을 맞이했다. 작가들은 무계동을 소재로 한 작품과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에 작가 4인을 만나 그들의 작품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현대인의 근원적 감정…불안을 마주하다
김수 작가
조각과 설치작업을 주로 하는 김수 작가는 오브제를 이용해 현대인의 감정과 사회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 작가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15년까지 유리를 이용해 관계성이나 불안을 주제로 시각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주변에 쉽게 관찰되는 오브제를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다. 버려지거나 수집 또는 채집된 오브제를 변형, 해체, 재조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무계동 일대의 오브제를 채집·수집해 이곳에서의 경험과 감정을 시각적인 형태로 표현했다. 작업의 주제는 불안이다. 김 작가는 불안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느끼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관람객들이 불안을 느끼기보다 불안의 형태를 직접 마주함으로써 치유와 승화의 과정을 겪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작가는 부산에서 쭉 작업을 해오다 김해에 온 지 3년이 됐다. 김해 한림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데, 지역민으로서 김해의 역사와 지역성을 이해하기 위해 이번 웰컴 레지던시 공모에 지원하게 됐다. 공모에 따라 작업을 선보이고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우리 동네 컬러칩 만들기’ 작업을 한다. 김해지역 4~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은 동네의 풍경을 카메라 앵글로 새롭게 관찰해 팬톤 컬러 개념을 통해 우리 동네가 가진 색을 알아본다. 팬톤 컬러는 미국 뉴저지 소재의 색상전문기업이 고안한 색체 배열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배색의 하나를 말한다. 김 작가는 참가자 본인이 만든 색에 기억을 바탕으로 한 제목을 지어 넣음으로써 색에 대한 나만의 고유성과 상상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흩어지고 퇴색된 무언가…노스탤지어를 그리다
김형기 작가
회화작업을 하는 김형기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속에서 변모해가는 인간의 감정과 소외, 방치된 일상 속의 편린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업은 사건현장에서 나타난 이미지에 두터운 미디엄을 혼합해 만든 물감을 긁고 퇴적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우연의 흔적을 그려내면서 이뤄진다. 이번 작업은 신경과 뇌 가소성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김 작가는 우리가 잊고 사는 무언가를 말하는 노스탤지어를 캔버스 위에 고착시키는 작업을했다. 개인의 시간은 물리적 장치를 만나 기억의 풍화를 거치기도 하고 남아있는 이미지도 디지털 풍화를 거쳐 희미해지지만 캔버스 위의 일련의 행위들로 이들이 재가시화된다고 한다. 김 작가는 관객들이 노스탤지어의 오브제를 마주한 후 풍화되어 퇴색되고 흩어진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내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인생의 절반을 서울에서 보냈다. 그런 그에게 김해란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과도 같은 노스탤지어를 야기시키는 곳이다. 하지만 김해에서 하는 작업 활동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번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노스탤지어에 대한 작업의 연결선상에서 진행했다. ‘그려보는 타임머신’ 프로그램은 5세부터 11세의 아이들이 타임머신에 넣고 싶을 만큼 소중한 무언가를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직접 캔버스에 그려보는 작업이다. 김 작가는 이것이 일종의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을 완성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김 작가는 하반기 전시를 마치고 석사과정을 잘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다. 또 2022년 있을 전시를 준비하며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무계동서 뻗어 나오는 소리 없는 소리를 담다
최영동 작가
매일매일 아동문학이라는 세계에서 뛰놀고 있다는 최영동 작가는 평소 김해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웰컴 레지던시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하반기 입주작가 공모에 지원하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계동에 뿌리내리고 있는 자연물들이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지, 그들의 관점에서 본 세계를 언어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무계동에 머물면서 주변을 산책하며 마을의 다양한 존재들의 소리 없는 소리를 담아냈다. 또 무계동 곳곳에서 뻗어 나오는 소리 없는 소리들에 대한 기록 작업을 이어왔다. 최 작가가 관객들에게 말했다.

“전 돌멩이 하나라도 자기만의 목소리와 언어가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일상에 치여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죠.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함께하는 존재들의 고유의 목소리를 담아낸다면, 우리가 놓쳤던 많은 것들을 다시 인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나누고 싶습니다.”최 작가에게 웰컴 레지던시 입주 경험에 대해 물었다. 최 작가는 이곳이 작업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작업 환경에 있어 세심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함께 작업하시는 작가들이 있어 든든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김해는 어떤 곳일까. 최 작가는 김해는 가야역사가 숨 쉬는 고장으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도시로 무수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고 작가로서 매우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무계동밖에 다니질 못했다며 앞으로 시간을 내서 김해를 살펴보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최 작가는 무계동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음의 계단을 따라가 가장 만나고 싶은 과거, 현재, 미래의 장면을 시각화하여 시를 완성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름은 ‘마음 계단을 따라가 보면’.이는 마음 계단을 오르내리며 개인의 삶을 짧은 시로 들려주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나만의 시를 낭송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최 작가는 마지막으로 평소 틈나는 대로 동화집과 동시집을 한 권씩 묶고 있다면서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누군가의 가장 구석진 곳까지 닿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무계의 풍경을 낯선 시선으로 풀어내다
김진 작가
김진 작가는 양산시민이지만 우연한 기회로 다양한 형태의 레지던시가 있는 이곳 김해에 오게 됐다. 올해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 작가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는데 그때 마침 웰컴 레지던시 공모를 확인해 지원한 것이다. 김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해 한국화에서 배운 방식을 조금씩 변형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계동의 거주형태 중 건축적인 특징 혹은 감각적인 이미지를 탁본과 드로잉으로 채집해 디지털추상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레지던시 답사를 왔을 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어요. 대청천에 물이 불어나 창문으로 물이 들어찰 것 같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계에서는 도시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주거형태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계량된 한옥집, 벽돌집,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다세대 단지, 브랜드 아파트 단지 같은 것들이었죠. 이때 본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번 작업을 했습니다.”

김 작가가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김 작가는 관객들이 ‘무계의 풍경을 작가의 시선을 풀어냈을 때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나타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이번 작업과 연계한 ‘무계 기억 담기’라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은 6세 이상 어린이와보호자를 대상으로 무계마을의 다양한 집 형태, 그리고 주변의 동 식물을 표현하고 이것을 패턴으로 한 에코백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김 작가는 나만의 그림이 담긴 에코백을 보며 무계에서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란다. 김 작가에게 웰컴 레지던시 작가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물었다. 김 작가는 시각분야 작가뿐만 아니라 문학, 도자기, 만화가, 시인까지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마지막으로 이번 활동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며 내년 개인전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인 작업과 계획한 작업을 무사히 마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NFO
웰컴 레지던시 참여 작가들의 하반기 결과 전시회
기간 2021. 12. 10.(금)~12. 31.(금)
장소 웰컴 레시던시 전시동(경상남도 김해시 무계동 507)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체험 프로그램
모집기간 2021. 10. 1.~선착순 마감
모집대상 김해시 거주 어린이 / 무계동 주민
프로그램 일정 2021. 10.~2021. 11.

글. 장청희 에디터

작성일.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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