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건축물’ 56곳 중 경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곳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다. 전국의 쟁쟁한 건축물과 어깨를 나란히 한 미술관답게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 바깥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클레이아크’(Clayarch)란 이름은 흙을 의미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크(Arch)의 합성어인데, 외벽 타일을 ‘파이어드 페인팅’(Fired Painting. 구운 그림) 작품으로 둘러 도자 전문 미술관임을 제대로 보여준다.
미술관은 화려한 타일 옷을 입었지만 주변의 진례면 풍경에 이질감 없이 이어진다. 흙으로 만들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설계 당시 최대한 지형과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특색을 살리고자 한 건축가의 노력 덕분이다. 미술관은 안으로 들어 갈수록,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매력이 올라간다. 메인 전시관은 천장을 돔 형식으로 만들었다. 맑은 날이면 햇살이 가득 쏟아져 내려 이 또한 하나의 작품처럼 오래 감상하고 싶다.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은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하고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의 마음이 더해져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도 느껴볼 수 있어 건축기행으로 가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묘역은 봉화산 아래 정기용 건축가가 설계한 대통령의 집 옆에 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그 자체가 주는 분위기도 있겠지만 이곳에선 마음으로 고요한 바람이 부는 듯하다. 처음 서울 종묘에 갔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 승효상 건축가가 종묘의 정전 마당같이 비움의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새긴 박석을 깔고 월대(月臺)를 만들었다.
묘역 입구부터 기념비까지 가는 길은 점점 넓어져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바닥의 박석은 여러 갈래의 길처럼 이어졌는데, 임옥상 화백이 그린 골목길 모양에 따라 만들었다. 그 어떤 비문보다 절절한 마음들을 건너 건너가면 끝에 비석 대신 너럭바위가 있다. ‘대통령 노무현’ 글씨는 지관 스님이 썼고, 아래 강판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란 노무현 전 대통령 말은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글씨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
2000대 초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서 어린이 전용 도서관 건립을 목적으로 하는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1호관 순천관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어린이 도서관이 만들어졌는데, 김해 기적의 도서관도 이때 정기용 건축가가 설계했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은 건축이면서 풍경이 되도록 지어졌다. 공원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공원의 일부처럼 계획했다. 내부는 이용객들의 요청 사항이 빼곡히 다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춤추고 노래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림책에서 보던 공간처럼 꿈을 키우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건물은 열람동, 사무동, 다목적동 3채로 나누었다. 채 나눔으로 1세대 기적의 도서관이 가지고 있던 소음과 동선 문제를 풀고, 우리나라 전통건축 같은 친근함도 더했다. 또한 세 동은 나란히 두지 않고 엇갈리게 해 그 사이에 흥미로운 공간을 넣고, 시간에 따라 다채로운 햇살도 만난다.
내부 공간은 마치 책을 읽듯이 꼼꼼하게 살펴보고 싶다. 재미있는 공간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열람실의 원형 계단 아래에는 살짝 뒤틀린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떤 상상을 할까? 책 사이사이 알록달록한 방에서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건축의 힘에 새삼 놀란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김해 기적의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