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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人

김해문화재단,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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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도예 주은정 작가
나의 작품이 누군가를 미소 짓게 한다면

30년간 도예가로서 활동한 주은정 작가는 지난 7월에 열린 ‘제51회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금상을 받기까지 차근차근 걸어온 그의 작품 세계를 따라가보자.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주은정 작가의 공방 가람도예에 들어서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이 빼곡히 놓여있다. 유독 다기 세트가 많이 보였는데, 둥그런 곡선의 미를 살려 다기를 한층 더 앙증맞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동글동글한 형태에 은은한 광택이 서려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그가 만든 다기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차를 머금었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소담한 멋을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포인트컬러를 주어 눈에 띄게끔 만들었다.
“누군가는 제가 만든 찻잔에 차를 마실 텐데, 예쁘게 보이도록 만들어야죠. 그래야 두고두고 사용할 거라 생각해요. 고이 모셔두는 것보다는 곁에 두고 자주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저는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면서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깔끔함이 주는 멋이 분명 있거든요.”

잉어의 미소에 담긴 배려

포인트컬러 외에도 그의 작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곳곳에 잉어가 보인다는 것. 이번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물결’에도 잉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저는 초창기 때부터 잉어를 작품 속에 많이 녹여냈어요. 손잡이 같은 곳에 잉어를 써서 포인트를 주고 있죠. 이번 작품에도 어김없이 잉어를 오브제로 활용했는데, 다른 점을 꼽자면 그동안 해왔던 광채가 아닌 은은한 느낌을 살리고자 했어요. 또 잉어라 하면 물이랑 같이 가잖아요. 좀 더 생동감 있는 잉어를 표현하고자 밑 표면에 물결이 이는 듯한 느낌을 줬어요.”
손으로 하나하나 각을 잡아 잉어의 움직임에 ‘물결’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물결에 노니는 잉어를 가만히 보자면 특이한 점이 있다. 잉어가 미소 짓고 있다는 것. 주은정 작가는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잠깐이라도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잉어에 ‘미소’를 그려놓았다.

작품에서 숨 쉬는 김해의 멋

그가 주로 사용하는 오브제 잉어는 수로왕릉에서 영감을 얻었다. “김해에서 활동하면서 ‘김해의 색채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고민하던 차에 수로왕릉에 갔는데, 입구에 쌍어문이 눈에 띄는 거예요. 보는 순간, 제 뇌리에 잉어가 떠올랐어요. 특히 잉어는 우리나라에서 좋은 의미로 쓰이다 보니 작품에 녹이고 싶었어요.”
수로왕릉의 쌍어문에서 영감은 얻은 잉어는 그렇게 그의 작품 속을 거닐며 그만의 확고한 스타일로 거듭났다. 김해의 색을 작품 속에 녹여낼 정도로 김해에 대한 그의 애정은 깊었다. 해마다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열어 많은 홍보와 지원을 해오고 있어, 외부에 있는 작가들이 점점 김해로 들어올 정도로 작가들이 활동하기 참 좋은 도시라고 한다. 그 덕분에 주은정 작가를 포함해 100여 명의 작가가 김해에 거주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직 좋아서 하는 도예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예가로 활동하며 해마다 전시를 할 정도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은정 작가.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내는 열정이 대단하다.
“처음 도자기를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전 도자기가 너무 좋아요. 좋아하니까 쉼 없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경남도공예품대전 금상 수상이 저에겐 더없는 영광이지만, 다른 작품을 보면서 놀라운 점도 많았고 ‘배울 점이 참 많구나’하고 느꼈어요.”
도자기를 하면 할수록 더 배울 점이 많다는 그는 그림도 잘 그리고 싶고, 조각도 더 잘하고 싶다고. 거기에 여러 종류의 흙을 써서 도자기를 만들어 어떤 형태로 나오고,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알아가는 것도 재밌다는 주은정 작가다. 유약 종류도 많아 아직 써보지 못한 것들도 있을 테니 지칠 틈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 그도 어렵고 힘들 때가 있기에 가끔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자고 나면 금세 마음이 바뀌어 다시 도자기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

주은정 작가의 도자기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껏 수많은 전시를 해왔지만, 한 번도 개인전을 해본 적은 없다. 내놓을 만한 작품은 많지만, 스스로 용기가 없었다. 이제는 조금 용기를 내어 머지 않은 날에 개인전을 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개인전에서 또 어떤 모습의 잉어를 만나게 될지 벌써 기다려진다.

글. 박수민 에디터 사진. 권순일 포토그래퍼

작성일. 2021. 0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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