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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人

김해문화재단,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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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감마을 개발위원장 이봉수
도자기로 빚어낸 문화마을의 꿈

사람이 떠나가던 농촌마을이 사람이 찾아드는 문화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김해 상동 대감마을 이야기다. 거리를 거닐면 벽화들이 마을 이야기를 소곤대고, 개천을 거닐면 맑은 물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마을에서 눈썹이 하얀 일꾼을 만났다. 이봉수 씨는 그의 미소만큼 흐뭇한 대감 마을 이야기를 풀어냈다.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 백파선의 고향을 밝히다

이봉수 씨는 어려서부터 대감마을에서 자랐다. 농촌에서 자라 농업에 관심이 많던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4H운동 등 농민후계자활동을 이어나갔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의 농업특별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고향 대감마을에 대한 안타까움은 늘 마음 한구석을 차지했다.
“농민후계자활동을 하면서 김해시 행사에 나가면, 상동면은 항상 꼴등이었죠. 그게 가슴에 맺혀서 우리도 뭔가 내세울 것이 없을까 늘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을이 지닌 고유의 전통문화자산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그의 집 뒤에는 도자기 파편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일본의 젊은 학생들이 간간이 마을을 찾아왔는데, 그럴 때면 일어에 능통 했던 그의 아버님을 찾았다. 그들은 도자기로 유명한 일본 아리타에서 그 도자기의 뿌리를 찾아온 학생들이었다.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라 불리는 백파선의 고향을 찾아온 것이다.
“그때는 우리 마을 도자기가 왜 중요한지 사실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우리 마을이 도자기를 통해 문화예술마을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한 후, 여러 방면으로 정부와 시에 발굴조사를 의뢰하고 저 스스로도 그 뿌리를 찾기 시작했지요.”
조선 최초 여성 도공이었던 백파선은 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 960명과 함께 아리타의 히에고바에 가마를 열어, 일본 도자기 문화의 토대를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그녀가 김해의 도요지에서 왔다는 것만 알려져 있었고, 정확히 김해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은 과거 김해의 도요지가 어디인지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발굴을 시작해보니까 수십 개의 도요지가 발견되고, 분청사기뿐만 아니라 고려청자와 백자까지 출토되었습니다. 이것은 대감마을이 고려 말에서 조선시대를 통틀어 600~700년 동안이나 큰 도자기 생산지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발견입니다. 백파선의 고향이 바로 대감마을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죠.”

삼통문화로 새롭게 태어난 마을

그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백파선과 마을의 관계가 밝혀지고 지방문화재 지정을 받게 된 이후, 이봉수 씨는 대감마을을 문화예술마을로 만들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했다. 도자기와 백파선을 주제로 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농림부에 공모해 3년 전 당선이 되었고, 마을에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백파선광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을회관의 빈 창고를 개조해 ‘백파선쉼터’라는 카페를 만들어 마을의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마을. 그리고 손님이 찾아와 충분히 힐링하고 돌아갈 수 있는 마을. 그런 마을을 만들기 위해 그는 마을 이야기를 더 다채롭게 만들 방법을 고심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보았던 조선시대 곡물 창고 ‘사창’의 이미지, 장척과 동척의 ‘가야 야철지’ 이미지를 떠올려 마을의 스토리를 키워나갔다.
“마을의 도자기 이야기와 사창, 그리고 가야 철기문화를 한데 묶어서 ‘대감 삼통(三通) 문화마을’을 만들기로 하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시의 지원을 받아 삼통문화 벽화를 32군데에 1km 넘게 그려 넣었죠. 마을을 거닐면 이곳이 어떤 마을이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는 스토리텔링 벽화입니다.”

고향 마을을 향한 끝없는 열정

그는 마을을 더욱 풍성한 문화예술마을로 가꾸기 위한 계획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우리 마을에 오면, 삼림휴양시설에서 40년 된 편백숲도 체험하고, 도자기 박물관도 들러보고, 백파선광장에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연극 공연도 보고, 마을 오케스트라도 감상하고, 주말 장터에서 산딸기도 맛보고, 벽화거리와 대포천 맑은 물도 거닐어 보고, 농장에서 텃밭체험도 해보고...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다 만들어갈 겁니다.”
그는 삼통문화를 중심으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주민과 손님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을을 꿈꾸고 있었다. 고향을 향한 그의 끊임없는 열정으로 인해 이곳 문화예술마을의 청사진은 나날이 아름답고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다.

글. 정의성 에디터 사진. 김재경 포토그래퍼

작성일. 2021.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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