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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人

김해문화재단,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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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김해이주민의집’
이주민이 머무르고 싶은 도시, 김해

경남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10만여 명. 그중 김해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다문화 이주민이 밀집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타 지역과 비교하여 비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림, 주촌, 진례, 생림, 상동 등의 공업 단지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면의 외국인 인구 비율은 20~50%에 이른다. 특히 과거에는 원도심이었지만 현재 여러 국가의 음식점 등의 상권이 형성돼 있는 동상동 일대에 이주민이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선주민의 차별적인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 ‘김해이주민의집’의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 산업 현장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MOU를 통해 오게 된 분들이다. 우리 사회에 필요해서 오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그들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김해이주민의집을 소개한다.

주소 김해시 호계로517번길 25-1(서상동)
운영 시간 매일 10:30~18:00
홈페이지 https://gmahouse.modoo.at/
문의 055-334-7940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락한 보금자리

경남의 이태원이라 불리는 김해 다문화거리. 이곳을 걷고 있으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편, 이 거리의 외국인들이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드나드는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봤다. 이름 그대로의 의미를 품은 ‘김해이주민의집’이다. 김해이주민의집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주민의 시민 사회 활동을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다. 동시에 이주민(이민자), 이주 노동자,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권 보호 및 문화 복지와 교육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김해이주민의집은 초기에 이주민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단순 쉼터였다. 그러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쉬기 위해 드나드는 의미에서 확장해 이주민들이 편히 머무를 수 있는 둥지가 되고자 공간의 개념을 확장했다.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의 뜻이다.

김해이주민의집은 수베디 여거라즈 목사가 대표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농업 특별 보조관이었던 이봉수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네팔 출신으로, 1996년 한국 산업 연수생으로 입국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를 접해 신학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 현재 김해 외국인 선교회 목회 활동과 김해이주민의집 대표로서 이주민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주 노동자로 살아가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이주민이 주인공이 돼서 스스로 활동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가 절실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주인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이주민은 그게 결핍된 환경에 처해 있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이주민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짐작합니다.”

‘이주민이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곳을 만들자!’ 그들의 말 못할 고민을 아는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김해이주민의집 개관에 앞서 망설임이 없었다. 직접 경험하고 부딪쳤기에 그에게 이 공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이주민들에게 잘 통하고 있는 모양이다. 김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핫 플레이스로 이미 자리 잡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이주민이 이곳에 관심을 보인다. 김해가 이주민들이 정체하고 싶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타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내 집’을 갖기란 기적과도 같다. 그 일이 김해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주민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터전

김해이주민의집에서는 직장에서 사기, 임금 체불, 폭행 등과 같은 부당한 대우를 당했거나 이직을 고려하는 등의 고민이 있는 이주민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와 관련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어떤 종류의 상담이든 환영이다.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이주민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걱정거리를 떠올렸다. ‘나중에 본국으로 돌아가면 무슨 일을 해야 하지?’와 같은 고민이다. 김해이주민의집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넘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이주민 기술 교육’이다. 이주민 기술 교육에는 농업 기술, 자동차 정비, 바리스타, 제과 제빵 관련 교육이 있다. “여기서 기술 교육을 배운 분이 본국에 돌아가 개인 사업장을 차렸다는 소식을 들을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저희가 할 일의 끝마무리를 지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눈으로 보이는 결과가 생기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공간 내부에는 이주민을 생각하는 김해이주민의집의 노력이 그대로 서려 있다. 본 건물의 1층과 3층, 두 층을 사용 중인데, 1층에 자동차 정비 이론 교육실과 사무실이, 3층에는 다목적 홀, 농업 기술 교육실, 제과 제빵 교육실, 미용 봉사실이 있다. 미용 봉사실에서 알 수 있듯 김해이주민의집에는 선주민 봉사자들도 있다. 한글 교육이 있는 날에는 한국어 강사가 이곳을 찾아 이주민들과 소통하며 글을 가르친다. 김해이주민의집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이토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능력을 길러 주는 개념이 아니다. 작은 배움들은 모여 그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희망을 갖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모든 게 낯선 만큼 서툰 것도 많은 그들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 이곳의 역할이다.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끝으로 이주민들에게 전하는 말을 남겼다. “문화적인 어려움, 경제적인 문제로 고용주와 노동자 간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해 힘든 분들이 우리 공간을 많이 찾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잊으시면 안 될 점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자국민 기념일 축제도 개최하니 놀이터 오듯 놀러 와 주세요. 김해이주민의집과 함께 행복한 한국 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글 이채린 에디터 / 사진 제공 김해이주민의집

작성일.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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