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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이야기

김해문화재단,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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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행정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도시 김해
김해 문화도시,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그리고 공동체

얼마 전 김해시가 문화도시에 선정되었다. 문화도시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문화도시하면 구겐하임 미술관과 아슬레틱 빌바오가 있는 스페인 빌바오, 오페라하우스와 루브르박물관 등이 있는 프랑스 파리, 콜로세움과 나보나 광장 등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 등 역사 및 문화예술 산물들이 가득한 도시들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야기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조금 다른데,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동력과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해 문화도시 지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시민력과 지속가능성이라 하였는데, 문화적 주체를 예술가가 아닌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정과 시민, 유관기관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여 기획한 것을 보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문화도시에서 중요한 요소로 시민과 거버넌스를 강조하고, 왜 지역민 스스로가 기획하고 실현해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문화라는 것은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 문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고, 지역 특성을 고르게 반영하기 위해 김해시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래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특정인만이 문화를 창조해내고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시민 모두가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려면 기본적으로 행정과 시민이 함께 협업하여 결과물들을 창출해내야 하므로, 그러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해야만 일이 된다. 그것이 결국 거버넌스이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행정과 시민이 같이 협업하는 경험이 아주 적다. 오히려 행정과 시민은 서로 개와 고양이,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곰과 여우의 관계처럼 그 특성이 다르다. 행정은 성과와 결과 중심, 수직적 의사 구조인데 비해, 시민은 경험과 과정 중심, 수평적 의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일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두 주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때론 밀당과 협상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 일을 하는 주체가 바로 중간지원조직이다. 문화도시센터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한편,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 ‘김해’는 어떤 곳일까? 고대 가야왕국의 중추도시, 금바다, 김수로왕과 허왕후가 만나 이룬 글로벌 도시, 전 세계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통해 인구가 폭풍 성장한 도시, 그로 인해 생겨나게 된 난개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복합도시, 외국인 노동자 및 이주자가 많은 다문화도시, 슬로우시티, 여성친화도시 등 다양한 수식어가 있는 도시이다. 이러한 수식어에 동의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더러 있겠지만, 김해시가 부산, 창원의 대도시 사이에서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가 급증하고, 개발가용지가 많아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외부유입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난 도시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살게 된 젊은 도시가 되었고, 그에 따라 원주민(김해사람)과 이주민(타지역사람), 세대갈등, 관계성과 주체성 등에 따라 다양한 그룹들로 나뉘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김해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문화가 바로 공동체 문화라고 생각한다. 공동체란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들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애쓰는 방법들 중 하나는 사회적경제조직을 만들면서 지역에, 마을에, 또 공동체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익뿐만이 아니다. 사회적경제는 호혜정신과 관계경제에 기반하고 있다. 여기에도 중간지원조직이 있다. 바로 공동체가 사회적경제조직을 만들고 사회적경제를 영위하기 위해 행정과 협업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에도 다양한 공동체문화가 있다. 그 공동체문화는 지역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해당 지역주민은 지역특성을 활용하여 스스로가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역자원에 대한 학습과 조직화를 하는 준비단계를 거치고, 실제 소규모 사업 및 예비사업을 실행해보는 예비(예열)단계를 거쳐 국가나 광역 공모를 신청하고 실행하는 사업실행단계를 거친다. 아직 완료된 사업에 대해 잘 운영해나가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완료단계를 경험한 사례는 잘 없다. 어찌됐든 이 도시재생사업에도 역시 행정과 시민(주민)간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과 시민의 협업 외에도 전문가와 공동체, 유관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해야만 일이 된다. 이제는 행정과 시민 외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필수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김해는 아주 다이내믹한 도시이다. 무엇보다 젊고, 아직까지도 성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이며, 원주민보다 이주민이 더욱 많은 도시이다. 따라서 아주 다종다양한 특성을 가진 공동체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존하고 있다. 이들의 특성을 잘 살려 사업화시키고, 문화로 생성시킬 수 있다면, 그 어느 도시보다 문화도시로서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엔진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는 반드시 탑재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다.

이와 함께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연계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는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크다고 생각한다.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굳이 서로가 하는 일을 모른 채 행정과 시민을 마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이들의 역할은 바로 시민과 행정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특히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공동체를 밴드에 자주 비교한다. 밴드는 주로 보컬 외에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그 악기에 따라 성격이 나뉘기도 한다. 가령 이들 악기 중에 가장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가 저음을 위주로 하는 베이스이다. 베이스는 화려한 기교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날카로운 고음이나 화음도 잘 없다. 단지 전체의 리듬과 박자를 받쳐 주어 보컬과 기타, 드럼 등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며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에 충실하다. 하지만, 베이스가 빠진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면 뭔가 빠져있고, 풍성하지 못하다. 공동체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가 반드시 있어야만 지속가능하다. 김해의 공동체문화는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들이 가치를 인정받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들은 밴드의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정오락
글. 정오락 김해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경상대학교에서 도시공학(도시계획)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2007년 경기연구원에서 도시지역연구, 2009년 경남발전연구원에서 도시농촌 지역개발 연구를 진행했고, 2017년부터 김해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현재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작성일. 2021.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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